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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일회용 플라스틱 제로, 친환경에 눈돌린 동남아

고영경 박사공개 2019-05-22 18:07:05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2일 11: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안 각국이 쓰레기 전쟁을 치루고 있다. 한국의 폐기물과 쓰레기는 필리핀에 보내졌지만, 불법수출이 문제가 돼 결국 되돌아 왔다. 그 가운데 일부는 아직까지도 처리되지 못하고 선박에 실려 바다 위를 떠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캐나다를 향해서도 쓰레기를 회수해가지 않으면 캐나다 해변에 쏟아 놓겠다고 엄포를 놨다. 말레이시아도 외국의 폐기물이 불법으로 버려진 현장이 계속 발견되고 있어, 지난 1월부터 148개 불법 플라스틱 재활용처리장을 폐쇄시켰다.

환경 및 기후변화 장관 여비인(Yeo Bee Yin)은 자국은 세계 쓰레기 매립지가 아니며 쓰레기를 수출 국가에 모두 되돌려 보낼 것이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도 예외는 아니어서 늘어나는 수입 쓰레기 처리에 곤란을 겪고 있다.

동남아로 유입되는 폐기물과 쓰레기가 급증한 이유는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에서 나오는 막대한 쓰레기가 중국을 대신해 동남아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처리 시설은 부족하고 소화 가능한 물량은 매우 적다. 결국 대부분은 불법으로 유입되어 버려지거나 재활용이 불가한, 뒤섞인 폐기물이 그대로 여기저기 방치된 상황이다.

따라서 동남아 각국 정부가 강력한 수입금지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소득 증가와 함께 늘어난 자국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들이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환경문제를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운 이들은 각종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회용품과 비닐봉투가 넘쳐나던 동남아가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2018년 6개월간 폐쇄됐다가 재개장한 보라카이에서는 더 이상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 대표 휴양지 발리섬 역시 해안을 뒤덮은 쓰레기 문제로 비닐봉지와 스티로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제로-쓰레기 계획을 수립하고, 1단계로 플라스틱 빨대 퇴출에 돌입했다. 태국도 2022년까지 일회용 비닐봉투를,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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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파파야 줄기 빨대.
오른쪽 위:그랩이 내놓은 대나무 빨대.
오른쪽 아래:바나나 잎으로 포장해 판매되는 야채.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시장은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빨대를 아예 구비하지 않은 곳도 많고 파파야 줄기나 대나무를 잘라 만든 천연 빨대, 종이 빨대가 사용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사은품으로 개인 휴대용 스텐레스 빨대와 텀블러를 증정한다.

비닐봉투 역시 분해가 용이한 재질로 바뀌었고, 일회용 접시의 대용으로 사용되던 바나나 잎은 채소와 음식포장지까지 그 쓰임새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휴양지에서는 저마다 에코 리조트를 표방하며 전통적 생활용품을 늘리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업체들은 배송을 위해 종이박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음식배달앱에는 일회용품 불포함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플라스틱에 관대했던 동남아는 이제 기억 속에 묻어 둬야 할 정도로 빠르게, 창의적인 해법을 적용하며 변모하고 있다. 생활 속 친환경을 실천해 나가는 동남아, 반가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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