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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1호' 펀드로 맺어진 '운명' 조웅기 부회장 [미래에셋을 움직이는 사람들]⑨하나은행 마케터 시절 박 회장과 인연, 5인 부회장단 막판 승차…영업·추진력 무기

김수정 기자공개 2019-05-17 13:00:00

[편집자주]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로 출범한 미래에셋은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박현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의사결정 체제는 미래에셋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이 모든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박 회장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오랜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미래에셋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4일 15: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은 영업부터 투자금융(IB)에 이르기까지 금융투자업의 다방면에 정통한 멀티 플레이어다. 은행 마케터 시절 '박현주 펀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미래에셋과 인연을 맺은 조 부회장은 특유의 영업력과 추진력을 무기로 지금의 미래에셋대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제는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에서 조 부회장이 보여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모아진다.

◇ 부장으로 미래에셋 합류...부회장 5인 체제 '완성'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 부회장
조 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에 부장으로 합류해 착실히 승진 루트를 밟으면서 미래에셋 합류 19년만인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부회장이 됐다. 조 부회장이 승진하면서 미래에셋그룹 부회장단이 지금의 5인 체제를 갖췄다. 박현주 회장이 해외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부회장단은 국내 경영의 키를 쥐었다.

조 부회장은 1964년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보람은행과 하나은행을 거쳐 199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마케팅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01년 미래에셋증권 금융상품영업본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4년 IB본부장, 2006년 법인CM사업부 부문대표를 거쳐 2009년 11월 리테일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 입사 12년 만인 2011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2016년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2017년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함께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초대 각자대표로 선임돼 IB, 트레이딩, 홀세일 부문을 담당했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조 부회장이 박 회장과 인연을 맺은 건 그가 하나은행 마케팅팀에 근무하던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부회장은 당시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이자 미래에셋의 첫 공모펀드인 '박현주 1호'를 직접 론칭했다. 당시 미래에셋에게 이 펀드는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에 신생 운용사가 내놓은 개념조차 생소한 뮤추얼펀드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박현주 1호는 판매 시작도 하기 전 입소문을 탔고 판매 개시 당일 2시간여 만에 목표금액 500억원을 달성했다. 조 부회장의 영업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이후 금융시장이 회복되면서 박현주 1호의 1년 만기 수익률이 100%에 가까이 올랐고 2호와 3호도 성공적으로 팔려 나갔다. 조 부회장은 박현주 2~3호 론칭에도 함께 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조 부회장의 영업력을, 조 부회장은 뮤추얼 펀드 시장과 미래에셋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렇게 조 부회장은 미래에셋의 일원이 됐다.

미래에셋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조 부회장은 20년 간 리테일·법인 영업과 IB까지 두루 섭렵했다. 미래에셋증권 대표 시절 조 부회장은 자산관리사업 확대와 해외사업 확장, 스마트 시장 선점, 퇴직연금 사업 차별화 등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통합 법인에서는 IB부문을 맡아 초대형 IB 도약이란 새로운 청사진을 향해 달려 왔다. IB부문 수익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1000억원을 넘어섰다. 업계 5위권이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실적도 2년 만에 1위로 올라섰다.

◇ 영업력·추진력에서 나온 리더십…'글로벌 IB' 목표

조 부회장은 그 동안의 성과가 가능했던 비결로 '인재'를 꼽는다. 그는 대표 자리에 머무는 내내 인재 발굴을 가장 우선시하며 다양한 인재들을적재적소에 배치해 왔다. 증권업계를 넘어 신용평가사와 회계법인, 연기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 있는 인재를 선별, 영입했다.

조 부회장의 성과가 용인술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그 특유의 리더십은 고객 전반을 아우르는 영업력과 추진력에서 나온다. 업계에선 조 부회장의 최대 강점으로 격의 없는 소통을 꼽는다. 그를 따라붙는 영업통이란 수식어도 소통의 힘에서 비롯됐다. 눈 앞의 장애물을 헤치고 나아가는 진취적인 자세는 그의 추진력의 근원이다.

조 부회장이 임원이 된 직후 회의실 책상을 상석이 없는 원탁으로 바꾼 이야기는 그가 얼마나 소통을 중시 하는지 잘 보여준다. 조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된 이후에도 자사 주요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수 차례 출근 시간대에 여의도와 명동 등 주요 오피스 밀집지역에 나서 고객들을 만났다. 오래 전 영업일선에서 만난 고객들과 여전히 안부를 묻고 지내기도 한다.

조 부회장은 매년 신입사원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고두현 시인의 '처음 출근하는 이에게'를 읽어줬다고 한다. 이 시는 '잊지 말라. 지금 네가 열고 들어온 문이 한때는 다 벽이었다는 걸'이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엔 벽 앞에 선 듯 막막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벽을 넘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조 부회장의 진취적인 성향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독서를 생활화하고 항상 회사의 위기와 기회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 역시 지금의 조 부회장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이 모든 면모는 과정가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의미 있는 결과물들을 낳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2025년 글로벌 톱티어(Top-tier) IB 진입'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국경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 무대에서 뛰는 IB가 되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단기금융업 인가 등 주요 사업이 가로막혀 있다. 조 부회장이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바꿀지 시장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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