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A급 건설사 채권, 투심 위축 우려 [Market Watch]발행사-투자자 눈치 싸움…금리 상단 조정 고심
임효정 기자공개 2019-09-20 13:08: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A급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다. 동일 등급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이 몰린 데다 최근 A급 이하 수급이 불안해진 탓에 수요가 분산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 상단을 높이는 안을 고심하며 투자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등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내달 5곳 이상 발행…투자 수요 분산 우려
A급 건설사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KCC건설과 한화건설이 수요예측을 마쳤으며, 이어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AA-, A+ 스플릿)이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유독 건설사들의 공모채 발행이 몰렸다. 저금리 기조에 추가 발행을 이어간 데다 회사별 이슈로 느지막이 공모채 대열에 합류한 영향이다. KCC건설은 2년 만에 공사채 시장에 복귀했으며, SK건설도 지난해 라오스 댐 사고 이후 처음으로 공모채 시장에 발을 내딛는다.
다만 올해 상반기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올들어 한 차례도 미매각이 없었지만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화건설이 모집액을 채우지 못하면서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수요예측 직전에 등급 상향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투심을 이끌기에 역부족이었다. 건설사 채권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진 셈이다.
리테일 수요도 쪼그라든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단위농협, 새마을금고 등 중소형 금융기관과 개인의 리테일 수요가 많았지만 하반기 들어 금리매력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발행물은 줄줄이 대기 중이다보니 수요가 분산될 우려도 점쳐진다.
IB업계 관계자는 "그간 건설업은 금리 메리트가 있어 투자자 수요가 높았지만 잦은 발행으로 민평 금리가 내려가다 보니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투자하는 데 있어 그룹별, 업종별 한도가 있기 때문에 분산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금리 욕심 버리나…희망밴드 조정 불가피
건설사들은 금리 상단을 조정하는 식의 유인책도 고심 중이다.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시도다.
한화건설 역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높여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2, 3년물 희망금리밴드는 -30~20bp로, 상반기 발행 당시와 비교할 경우 상단 금리가 2년물과 3년물 각각 20bp, 10bp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급 이하에서 미매각이 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희망금리 밴드를 여유 있게 가져가는 분위기"라며 "금리 상단을 높이면 투자자 모집에 유리하지만 발행사가 해당 금리를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도 상존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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