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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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사람들]AI센터 이끄는 든든한 조력자, 이재준 센터장⑧카이스트, SKT 출신 AI 전문가…150여명 연구인력 직접 뽑은 열정

서하나 기자공개 2019-11-13 12:39:00

[편집자주]

1997년 인터넷의 태동과 함께 등장한 엔씨소프트는 1년 뒤 PC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내놓으며 폭풍처럼 성장했다. 이후 리니지로 PC와 모바일을 재패하던 시대를 지나 현재까지도 맏형으로서 약 13조원에 이르는 국내 게임업계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을 넘어 인공지능(AI),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영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변신을 꿈꾸는 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6: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는 폭넓은 관심사를 가진 김택진 대표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로 보폭을 넓혔다. 그중 엔씨소프트가 최근 몇년간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분야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김택진 대표는 "인공지능을 통해 게임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며 인공지능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상무

이재준 엔씨소프트 AI 센터장 상무(사진)는 인공지능 연구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AI 센터의 '1호 멤버'로 시작해 현재 150여명으로 불어난 연구개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이 센터장은 1970년생으로 1992년 카이스트 전산학과 인공지능연구실에 들어가면서 인공지능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지도교수는 한국의 인공지능을 개척한 ‘인공지능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김진형 교수다. 2000년 8월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인공지능 벤처기업인 ‘레코그램'(이후 합병을 통해 ‘인지소프트'로 사명 변경)을 공동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업에 뛰어들었다.

이 센터장은 인지소프트에서 2004년 5월까지 AI 관련 연구기획 및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2002년 9월 인지소프트에서 문서 이미지처리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해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둔다. 인공지능 관련 연구가 무르익지 않던 시절부터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인지소프트와 같은 벤처 기업에서 마음껏 연구개발에 매진하기 어려웠던 이 센터장은 벤처회사를 떠나 다음 목적지인 SK텔레콤을 향했다.

당시 벤처는 내부 기술력을 높이거나 기술적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외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구현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다. 이 센터장은 기술을 중시하고 미래 지향적 연구개발을 마음껏 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제안에 자리를 옮겼다.

이 센터장은 2004년 6월부터 2011년 1월까지 SK텔레콤에서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mm'의 개인화기술 및 연구개발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이 맺은 더 큰 결실은 어쩌면 당시 SK텔레콤의 연구조직 CI TF(Communication Intelligence TF)를 직접 이끌던 윤송이 사장과의 인연이었다.

2008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윤송이 사장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며 게임산업 기반의 인공지능 연구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이끌어 갈 전문가가 필요했는데 SK텔레콤에서 만난 이 센터장이 적임자였다. 윤 사장으로부터 직접 엔씨소프트 인공 지능 연구소를 구축해달라는 주문을 받은 이 센터장은 엔씨소프트에 합류를 결정, 본격적으로 게임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 연구의 닻을 올린다.

2011년 2월 엔씨소프트 AI 조직은 사내의 작은 태스크포스(TF)인 AI TF로 출범했고, 2012년 12월에는 정식 조직인 ‘AI 랩(Lab)'으로 개편돼 본격적으로 AI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AI 랩(Lab)'은 이 센터장의 대학원 연구실 이름이기도 하며, 학습, 연구, 시도, 실험, 분석을 수행하는 도전적인 R&D 조직을 의미하는 명칭이다. 처음 조직을 챙기던 윤 사장이 미국으로 떠난 뒤에는 김택진 대표가 직접 챙기는 조직이 됐다.


2016년 1월 ‘AI 센터'로 확대된 뒤, 2017년 9월 ‘AI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센터'로 확대 개편됐다. 빠른 의사결정과 업무처리를 위하여 행정적으로 2개의 센터로 분리됐지만, 지금도 하나의 조직처럼 긴밀하게 논의 및 협력하고 있다. 현재 AI 센터는 게임(Game) AI랩, 스피치(Speech)랩, 비전(Vision) AI랩을, NLP 센터는 언어(Language) AI랩, 지식(Knowledge) AI랩 등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NLP 센터는 장정선 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이 센터장은 AI 센터 모든 인력을 직접 채용할 정도로 AI 센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이 센터장은 "처음에는 혼자 이끌던 AI 센터였지만 일단 방향을 잡은 뒤 사람들을 빠르게 채용하기 시작했다"며 "엔씨소프트 AI 센터를 '같은 비전'을 그리는 사람들로 채우기 위해 100명을 모두 직접 인터뷰해서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인력을 직접 인터뷰한 만큼 AI 센터의 팀웍이 누구보다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센터장은 김택진 대표와도 AI 관련 미팅이나 이야기를 수시로 나눈다. 김택진 대표는 AI/NLP센터 리더와 정기적 미팅을 진행하는데, ‘티(tea) 미팅'이라고 부르는 비격식적 미팅이다. 미팅 형식도 일방적 보고와 지시 대신 공유와 토론을 하는 분위기에 가깝다. 미국에 있는 윤송이 사장과는 주로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며 윤 사장의 인맥을 통해 AI 분야 전문가를 소개받기도 한다.

이 센터장은 "엔씨소프트에 합류하기 전까지 대표와 직접 활발히 논의한다는 상상을 하지 못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며 "종종 만나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의견을 교류한다. 또 김택진 대표가 게임개발에 있어 인공지능을 이런 방향으로 활용해보자는 제안을 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숙제도 내준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의 업무스타일은 '탑다운(Top-down)' 방식보다는 '바텀업(Bottom-up)'에 가깝다. 구성원과 다양한 의견 교환을 격의 없이 하는 가운데 최종 책임자로서 방향성과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려고도 노력한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 센터장은 여러 분야 구성원의 관점을 경청하고 최적의 해법을 함께 찾는 방식을 즐기며 사내 여러 부서와 협업구조를 자연스레 만들어낸다"며 "또 문제를 돌아가거나 회피하기보다 되도록 정면 돌파해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도록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AI 센터는 엔씨소프트를 '게임회사'를 넘어 '기술회사'로서 회사를 알리는 역할을 해낸 일등공신이다. AI 센터는 현재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게임 개발, 게임 이용 등은 물론 야구 정보 서비스 등 게임과 스포츠 분야 등으로 인공지능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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