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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시스템, 첫 투자 '세미콘라이트' 택한 배경은 [오너십 시프트]④상호간 60억 CB 맞교환, 발행거래 성사·투자처 발굴 목적

박창현 기자공개 2019-12-06 08:16:1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5: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디시스템이 새주인을 맞이한 후 처음으로 성사시킨 거래는 세미콘라이트 전환사채(CB) 투자건이었다.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었던 후속 자금 조달 거래가 거듭 지연되자 시장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전격적으로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세미콘라이트가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 또한 엿봤다.

반대로 세미콘라이트는 에스디시스템 CB를 취득했다. 상호 간에 CB를 맞바꾼 형국이다. 세미콘라이트 입장에서도 신규 투자자를 확보한 만큼 상호 윈윈 거래가 됐다는 평가다.

에스디시스템은 올해 8월 최대주주가 기존 박봉용 대표이사에서 우석플래닝 컨소시엄으로 바뀌었다. 새주인 측은 경영권 확보와 동시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아울러 △국내외 부동산 투자와 △전자·정보통신 연구개발 △경영 컨설팅 △게임 퍼블리싱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신성장 동력 청사진도 제시했다.

완전히 새판이 짜여진 상황에서 에스디시스템은 첫 투자 타깃으로 코스닥 상장 IT 부품 업체 세미콘라이트를 택했다. 에스디시스템은 올 9월 초 69억원 어치의 세미콘라이트 CB를 취득했다. 단 상호 합의 하에 취득 금액은 60억원으로 책정했다. 일주일 뒤에는 해당 CB를 전액 보통주로 전환해 신주 580만여주를 확보했다. 이는 세미콘라이트 전체 발행주식수의 6.92%에 해당하는 규모로, 단숨에 최대주주인 퓨전(9.86%)에 이어 2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에스디시스템이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사정도 있다. 에스디시스템 새주인 측은 당초 경영권 확보한 뒤 유상증자와 CB를 합쳐 총 4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후속 거래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새 대주주의 자금 동원력과 경영 역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성사된 거래가 1회차 CB 발행건이었다. 이 딜의 투자자가 바로 세미콘라이트다. 양 측은 상호 간에 발행 CB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마무리지었다. 세미콘라이트가 60억원 어치의 에스디시스템 CB를 취득하고, 대신 그 대가로 에스디시스템에 세미콘라이트 CB(1회차)를 대납하는 방식이다.

에스디시스템은 최대주주 변경 후 첫 CB 발행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시장의 우려를 일부 씻어 낼 수 있었다. 아울러 세미콘라이트가 IT 부품 소재 상장사 '액트'를 인수하는 등 확장 전략을 쓰고 있어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 차익도 노렸다.

세미콘라이트 또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세미콘라이트가 에스디시스템 CB 취득 대가로 지급한 자사 CB는 투자자로부터 재취득한 사채다. 2016년 발행된 해당 CB는 올해 9월 전환권이 만료되고, 10월에는 사채 만기일이 도래한다. 자체 소각이 유력한 상황에서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자본 확충 효과를 거뒀다.

아직 투자한지 세 달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투자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세미콘라이트 주가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디시스템의 세미콘라이트 보통주 전환가액은 1034원이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 침체 여파로 세미콘라이트 주가가 최근 들어 530원 선까지 떨어졌다. 시가를 적용하면 60억원을 주고 산 세미콘라이트 주식 평가액은 현재 단 31억원에 불과하다.

물론 실제 거래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단순 회계상 평가 손실에 불과하다. 세미콘라이트가 자회사 액트와 가시적인 시너지를 창출해 주가가 올라가면 언제든 반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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