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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판돈' 이커머스 최고 타짜는 [thebell desk]

안영훈 산업3부 부장공개 2019-12-13 08:25:16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추석 연휴 국내 극장가의 최대 기대작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이었다. 하지만 흥행 성적표는 222만명으로 2006년 개봉한 시리즈 1편격인 '타짜'의 관객수(568만명)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며 실망감을 선사했다. 나름 볼만은 했지만 워낙 잘 만들어진 1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결과였다.

2006년 개봉했던 타짜는 주인공 지리산 작두 고니는 물론 주변인물 고광렬, 전국 3대 타짜라는 아귀, 이대 나왔다던 정마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수많은 이야기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영화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선박에서 수십억원의 판돈을 건 아귀와 고니의 마지막 한판씬은 지금봐도 명장면이다.

수시간의 탐색전을 펼치던 고니는 '손은 눈보다 빠르다'는 평소 지론에 한번 더 속임수를 섞어 아귀를 상대로 한판 승부로 판을 끝내 버렸다. 이 한 판의 승부 이후 고니는 평경장, 아귀, 짝귀라는 기존 전국 3대 타짜 시대를 밀어내고 전국 최고 타짜로 거듭나는 전설을 만들었다.

올해 국내 유통가에는 영화 타짜의 명승부를 재현할 판이 만들어졌다. 2023년 200조원 시장이 예상되는 이커머스 최강자를 결정하기 위한 선수들이 속속 테이블에 앉았다.

1조원 적자에도 현 이커머스 1인자로 불리는 '쿠팡'의 아성에 오프라인 대형마트 1위 '이마트', 국내 유통 1인자로 손꼽히는 '롯데'가 도전장을 던졌다. 이커머스 시장 진출은 다소 늦었지만 이마트와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절대강자들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에 더해 각각 수조원의 판돈(투자금)을 가지고 있는 전국구 유통 타짜들이다.

3명의 강자들이 테이블에 앉았지만 아직 본격적인 게임은 시작되지 않았다. 이마트의 첫 외부수혈이라는 강희석 신임 대표는 이제 선임된지 한달이 지났다. 그의 구체적인 경영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롯데는 그룹 전체적으로 고강도 인적쇄신을 예고하고 있지만 아직 정기인사는 미정으로, 다음주 정도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를 이끌 선수를 확정짓는다.

결국 올해는 주요 선수들이 속속 한판 승부를 위해 모였다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다. 하지만 영화 타짜에서 고니가 아귀를 이긴 마지막 한판이 재현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마트와 롯데 모두 모든 것을 걸고 이커머스에 올인하기에는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3~4년 후면 200조원 규모로 시장규모가 커진다고는 하지만 아직 이커머스 시장에서 제대로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없다.

여러 상황을 고민하면 2020년에는 본격적인 승부보다는 상대를 살피는 탐색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영화 타짜에서 마지막 한판 전에 밑장 빼기, 구라치기 등 다양한 기술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 것처럼 클릭하면 즉시 오는 신속배송, 사람이 아닌 AI 기반의 물류 시스템 구축, 여기에 그동안의 유통 노하우 모두를 녹인 빅데이터 마케팅까지 유통 최강자들이 보여줄 화려한 기술들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로켓배송 쿠팡, 쓱닷컴 이마트, 옴니채널 롯데 등 3강 구도에서 이커머스 시장의 최고 타짜가 될 이는 누구일까. 3인방 모두 화려한 기술, 유통 노하우, 두둑한 판돈을 가진 만큼 출혈경쟁으로 적자 구조인 이커머스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곳이 승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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