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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 '만반의 준비' [지배구조 분석]'두번의 실패는 없다' 심기일전 정의선, '주주·시장 설득' 카드 관심

박상희 기자공개 2020-01-29 09:23:0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1: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모비스-글로비스' 분할 합병으로 대표되는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탄력을 받을 지 관심이다. 현대차그룹은 중단했던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시동을 걸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현대차그룹이 앞서 지배구조 개편 관련 한 번의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보다 철저하게 준비 작업을 거쳐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재추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직접 분할합병 방안을 보완하겠다고 밝힌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23일 "엘리엇이 지분을 판 것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탄력을 받겠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시장 및 주주들과 충분히 소통을 거쳐 적절한 시점에 다시 지배구조를 보완 개선하겠다고 한 만큼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현대모비스 일부 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경영권 승계 작업까지 이뤄내겠다는 '일석이조' 묘수였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딴지를 걸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개편 작업을 방해했다. 엘리엇의 공격을 받은 현대차는 결국 그해 5월 예정됐던 현대모비스 일부 사업부문과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하지만 '경영참여'를 선언했던 엘리엇이 돌연 보유 중이던 현대차(2.9%), 현대모비스(2.6%), 기아차(2.1%)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지배구조 개편 중에 만난 복병이 사라진 셈이 됐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를 공격하던 엘리엇이 사라졌다고 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는 없다. 분할합병을 위한 임시 주총을 취소한 이후 정 수석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 개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하여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분들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현대차 측은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내부에선 물밑 작업을 계속 했겠지만 외부로 공개된 적은 없다. 때문에 이전과 같은 방법과 절차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뤄질 경우 시장과 주주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가 내놓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방안에 반대한 것이 엘리엇뿐만은 아니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 루이스나 ISS 등이 지적했던 합병비율이나 합병 시너지를 문제 삼아 일부 기관이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국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비상장법인과 상장법인 간의 합병 절차를 문제 삼았다.

첫번째 실패에 이어 두번째 시도마저 좌절된다면 순환 출자 해소와 경영권 승계 과제를 해소해야 하는 정 수석 부회장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이 한 번 더 반대에 부딪힌다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엄청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서 "한번의 실패를 겪었으니 현대차 측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을 위한 주총이 무위로 돌아간 이후 현대차 측에서 변화 조짐이 엿보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에서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획조정실에 변화를 준 것이다. 기획조정실장인 김걸 사장이 여전히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주도하지만 아래 주요 실장들은 물갈이가 됐다.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 출신으로 재무통으로 알려진 한용빈 부사장이 기획조정3실장으로 합류한 게 대표적이다. 한 부사장은 주총이 무산된 이후 기조실에 합류했다.

재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매끄럽게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시장과 주주를 설득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선 엘리엇 공격 이후 현대차그룹에서 내놓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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