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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요구에 삼광글라스式 '3자 합병' 구상 [두산그룹 구조조정]중공업·인프라·밥캣, 분할-합병-매각 '동시 진행'…주주 반대 걸림돌

김장환 기자공개 2020-06-19 10:40:2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7일 16: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OCI 계열사 삼광글라스가 진행 중인 방식의 지배구조 재편안을 구상 중이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 자문사의 제안으로 시작한 재편 논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큰 틀에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3개사를 모두 투자 회사와 사업 회사로 분할하고, 각각의 투자 회사를 ㈜두산에 합병시키는 방안을 단번에 추진하는 것이다. 지배구조 재편과 매각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김·장 법률사무소 등을 통해 지배구조 재편 논의에 돌입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요구한 재편안을 진행할 경우에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사전에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다.

채권단 요구는 돈이 될 만한 자산은 모두 매각하라는 것이지만 일부 핵심 자산은 지키는 방안을 담고 있다. 두산그룹도 지주사 ㈜두산으로 두산중공업 산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을 합치는 방식을 원하고 있다.

채권단이 자문사 크레디트스위스(CS) 자문을 통해 두산에 제시한 방안은 삼광글라스가 최근 추진해 온 일명 '3자 합병' 방식이다. 두산그룹의 현재 지배구조는 ㈜두산→두산중공업(44.86%)→두산인프라코어(36.27%)→두산밥캣(51.05%)으로 이어져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을 사업 회사와 투자 회사로 인적 분할한 후 각각의 투자 회사를 ㈜두산에 합병시키는 방안이다. 동시에 건설기계와 엔진사업을 남겨둔 두산인프라코어 사업형 회사는 매각을 단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주간사는 바로 3자 합병을 주문한 CS다.

삼광글라스는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 3사를 분할, 합병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식의 합병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3개사를 모두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투자회사만 합병하는 밑그림이다. 합병 투자회사가 지주사가 되는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한 분할과 매각, 합병 등 시간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 구상안을 꺼내들게 된 것"이라며 "3자가 될지 2자가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다양하게 구상 중인 방안 중 한 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합병비율 등 산정 과정에 진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실제 삼광글라스 3자 합병도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삼광글라스 가치가 낮게 평가돼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합병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광글라스는 금융감독원이 두 차례에 걸쳐 합병비율 정정신고서를 요구하면서 최근 합병에 제동이 걸렸다. 이를 이유로 이달 15일 합병기일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2대주주 신영과 디앤에이치자문 등이 반대하고 나선 영향이다.

두산그룹 3자 합병 논의 대상 기업들도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상당수다. 두산밥캣 경우 국민연금(7.06%)을 비롯해 블랙록(6.21%), 매사츄세츠파이낸셜서비스(5.01%) 등 주요 기관들이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국민연금(6.21%)을 비롯해 소액주주 지분 비율이 54.2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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