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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권 하반기도 추가 충당금 쌓아라" 상반기 대손비용 157% 늘려, 은행 부도율(PD) 조정 여지 검토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22 07:51:3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14: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은행업계에 하반기에도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달라고 요청했다. 실물경기 회복이 더디고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까지 맞물려 연체율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RC값을 조정해 충당금을 최대 수준으로 적립한 상황으로 추가 이행 방안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에게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추가 충당금을 쌓으라고 요청했다"며 "이미 상반기 선제적으로 적립을 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커버리지비율을 높이는 게 국제 신용도 관리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과거에도 보수적인 충당금 기조를 유지해 이점을 본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2008년 새로운 건전성 평가 척도인 신 국제결제은행(BIS)제도를 앞두고 금융당국은 은행에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강조했다. 부실을 사전에 차단해 대내외 충격을 줄이자고 제안했다. 당시 경기둔화, 부동산 가격급등, 환율 하락, 북한 핵 문제 등 대내외 불안요소가 자리잡고 있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2008~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지만 국내 은행권은 시중 유동성이 전례 없이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당시 국내 은행들의 커버리지비율이 130%에 달했는데 홍콩 컨퍼런스콜 등 대외적으로 탄탄한 신용도를 얻을 수 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은행들이 자본 항목에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대손충당금은 이익 중 일부를 적립하는 것으로 손익계산서에 영향을 미친다. 이익 일부를 자본으로 적립하도록 한 것이다.
*은행권 대손비용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올해도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내외 불안요소가 가중된 탓이다. 연체율 증가세 조짐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대손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금 등 일부를 받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계정이다. 국제회계기준(IFRS9)과 금융당국 감독 기준에 부합해 적법한 형태로 쌓아야 한다. 따라서 규모를 섣불리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때문에 은행들이 예상손실에 따라 충당금을 추가 적립토록 완화정책을 폈다. 발생손실을 기준으로 특정 충당금을 적립하는 것과 달리 예외 사항을 허용한 셈이다. 기존에는 차주의 신용등급별로 충당금을 쌓는 '개별평가' 방식만 활용했다면 '집합평가' 방식으로도 부실 흡수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집합평가는 포트폴리오상 여신에 경기 전망치를 반영해 부도율(PD) 값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경제성장률(GDP), 환율, 금리, 소비자물가지수 등 위험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무위험자산, LTV(자산담보비율) 모기지와 신용등급 A이상 기업대출, 담보대출, 기타 대출 등 신용리스크도 고려될 수 있다.

문제는 이미 상반기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예상손실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말까지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1조3000억원)에 비해 약 157%(2조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회계법인과 협의를 통해 IMF급 수준으로 금융위기를 인식해 놓은 상황"이라며 "위험변수를 최대로 늘렸는데 추가로 충당금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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