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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NHN페이코 투자 '디지털 색채' 강화 당국 제재에 발묶인 마이데이터 사업 등 염두, 우회진출 전략

이은솔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0-09-24 07:46:2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11: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이끄는 건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보험 상무다. 김 상무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아 한화생명의 핀테크 신사업과 조직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NHN페이코의 2대주주로 올라선 것 역시 김 상무의 강점인 '디지털' 색채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7월 NHN페이코의 2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지분 6.8%에 GS홈쇼핑이 내놓은 지분 2.26%를 추가 매입하면서 총 9.06%의 지분을 확보했다. 페이코의 최대주주 NHN(68.42%)에 이어 SI(전략적 투자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한화생명은 한화 금융 계열사들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를 통해 한화건설을 보유하고 있고, 한화건설이 다시 한화생명을 지배한다. 한화생명 아래로 한화자산운용과 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사정, 한화라이프에셋, 한화금융에셋 등 금융 계열사들이 종속회사로 자리잡고 있다.

김 상무는 현재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아 생명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들의 대대적인 '디지털 재편'을 진행 중이다. 조직개편, 임원진 세대교체,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보 설립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전략실, 빅데이터실, 오픈이노베이션 추진실 등 신사업 담당도 김 상무의 소관이다.

김 상무는 2015년 한화 그룹 경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핀테크'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화L&C로 그룹에 처음 발을 들인 김 상무는 ㈜한화의 디지털팀장을 맡으며 벤처 육성 사업인 드림플러스를 총괄했다. 이후 한화생명의 전사혁신실로 자리를 옮겼고, 스타트업과 금융 혁신 관련 국제 행사에 참석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혔다.

한화생명은 2019년 7월 NHN페이코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생명을 비롯한 한화손보,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의 플랫폼 역할을 페이코에 기대하면서다. 보험과 익숙하지 않지만 간편결제 서비스는 즐겨쓰는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통로 차원이다.


한화생명의 NHN페이코 지배력 강화에는 최근 금융권 핵심 과제로 손꼽히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구상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 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대다수 금융사들이 소비자들을 먼저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앞다퉈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 플랫폼에서 다른 금융사 서비스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보니 '락인(Rock-in)' 효과가 강하다. 한화생명 역시 지난 5월 금융위가 실시한 마이데이터 사전 수요조사 과정에 신청서를 내며 관심을 드러냈다.

정작 한화생명이 직접 마이데이터서 사업을 당장 허가 받기는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기관경고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한화생명에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을 이유로 기관경고를 의결했다. 금융위를 거쳐 제재가 확정되면 1년간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1년간 기관경고를 받은 금융사는 마이데이터 인허가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NHN페이코를 활용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간접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 NHN페이코는 지난해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금융 분야에서는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를 시작했고, 본인가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NHN페이코 어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는 한화생명, 한화손보, 한화투자증권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결국 페이코와 한화 금융 계열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인지가 이번 지분 투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에 NHN페이코 지분을 매각한 GS홈쇼핑의 경우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사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화생명 역시 이번 지분 확대를 계기로 NHN페이코 이사회 참여 등을 통해 의사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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