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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빅딜 주관 경쟁, '밸류 베팅' 약발 뚝 과도한 몸값, 어필 전략 '글쎄'…몸값 인플레 사라지나

양정우 기자공개 2020-10-30 13:15:1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06: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주관 경쟁이 과열될 때마다 나오는 '밸류 베팅' 전략이 사라질 것인가. 증권사 IB 파트에선 상장 밸류를 과도하게 높힌 밸류에이션을 제시해 '점수 따기'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근래 들어 깜짝 밸류로 승부를 거는 전략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빅딜 크래프톤을 둘러싼 주관 경쟁에서도 유독 밸류를 높게 책정한 대형사가 대표 주관을 맡지 못했다. 이런 기류가 유지되면 주관사 선정시 늘상 벌어지는 '밸류 인플레'도 사그라들 전망이다.

◇상장 밸류보다 밸류에이션 적합성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래프톤의 상장주관사 경쟁전에선 국내외 주관사 후보가 대부분 20조~30조원 수준의 상장 밸류를 책정해 공모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 IB가 8곳 이상 뛰어든 딜이었다.

시장에선 이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한 대형사 A의 행보를 주목해 왔다. 대표 주관 자리를 맡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춘 데다 눈에 띄는 밸류에이션을 제시해 유력한 IPO 파트너로 여겼다. 하지만 업계의 관측과 달리 크래프톤은 대표 주관 지위를 미래에셋대우에 부여했다.

과도한 밸류에이션으로 어필하는 전략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IB업계의 진단이다. 경쟁사와 확연히 다른 몸값으로 상장 전략을 제시하면 상장예비기업의 오너나 경영진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 IPO를 준비하는 업체도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뜬구름 같은 밸류를 가려내는 안목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제안서상 상장 밸류가 아무리도 높아도 결국 IPO 때는 몸값이 시장의 눈높이로 수렴한다"며 "밸류 베팅이 실속이 없는 빈말일 수 있다는 인식이 이제 시장 전반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의 경우 JP모간 출신인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상장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 국내 IPO 시장과 IB업계의 생리를 꿰뚫고 있는 인사다. 이 때문에 주관사 후보가 제시한 밸류에이션의 허와 실을 냉정하게 진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IPO 빅딜의 주관사 경쟁전에서도 상장 밸류가 당락을 좌우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보다 밸류에이션의 논리, 에쿼티 스토리의 창의성, 네트워크를 통한 세일즈의 비교 우위, 돌발 이슈에 대한 리스크 관리 등이 중시된다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SKIET, '밸류 베팅' 페널티 강수

이런 IPO 시장의 기류는 올해 중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주관사 콘테스트에서도 감지됐다. SKIET는 아예 과도한 밸류를 적시한 증권사에 '페널티'를 주는 조치를 취했다.

당시 SK그룹의 2차전지 핵심 소재 기업인 만큼 증권사 IB 파트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됐다. 이들 후보군이 제안하는 IPO 몸값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밸류 인플레가 우려됐다. 하지만 SKIET는 환심을 사려는 제안서보다 객관적 상장 밸류를 진단받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밸류 인플레에 대한 경고장을 통보하는 강수를 뒀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접근법으로 시가총액만 높여 쓰면 오히려 감점을 주기로 했다. 내실을 따지는 기업이라면 이례적으로 높은 상장 밸류보다 현재 시장의 눈높이를 확인하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SKIET의 특별 조치 덕에 증권사 제안서마다 상장 밸류가 모두 5조원 안팎으로 수렴했다. 대형사 1곳만 6조원 가량을 쓴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가 파악한 기업가치가 특정 가격으로 쏠렸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밸류 베팅에 대한 페널티 조치는 향후 빅딜에서도 재차 등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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