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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IR 전략 변화 점검]유증 탓 잃은 투심…조용병 회장 '투자자 영입' 전면에②신한지주, 베어링·어피니티 등 네트워크 확대…주주환원정책 다변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0-11-27 07:42:40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은행들의 해외 IR 전략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출장길이 막히자 '버추얼 NDR' 등 비대면 IR 방식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탓이다. 특히 IR 활동이 이전보다 더 활발해진 양상이다. 대다수가 해외주주 비중이 60%를 넘는 상태여서 이들과 네트워크 유지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주가 부양이 회장들의 약속이었다는 점도 한몫을 한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해외 IR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09: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 들어 글로벌 장기투자자 관리에 보다 힘을 쏟고 있다. 오랜 유대관계를 이어온 블랙록(BlackRock)처럼 주가를 부양해 줄 굳건한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 주식의 지속된 저평가에 주가부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영향도 있었다.

한편으론 새롭게 마련한 중기전략을 지분 투자자들과 공유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지난 1월 재선임을 결정지으며 그가 새롭게 내건 슬로건은 '일류 신한'이다. 이를 위한 그룹의 전략 방향성을 'F.R.E.S.H 2020'으로 정의했다. 탄탄한 기초체력, 회복탄력성, 디지털생태계 구현 등의 경영비전을 담았다. 올해 IR 초점은 비대면 한계 속에 이를 적극 알리는데 맞춰져 있다.

◇블랙록 BNP파리바 등 '오랜 동지'가 주가 지탱

조 회장은 연초부터 모건스탠리나 JP모건 등 유수의 글로벌 기관들과 미팅을 계획했다. 출장 행선지도 장기투자자가 분포한 북미, 유럽 등으로 잡고 기업설명회(NDR)를 준비했다.

이는 최근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기존 70%에 육박하던 외국인 주주비율이 작년 말에는 64%까지 줄어들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은행주 저평가 분위기까지 겹쳐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만 큰 손들은 오히려 지분율을 늘렸다. 대부분 오랜 기간 신한지주와 견고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장기투자자들이었다. 동남아시아 최대 국부펀드로 꼽히는 싱가포르투자청(GIC), 노르웨이중앙은행(NORGES BANK), 미국 뱅가드(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INDEX), 중국 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 등이 작년 주식을 추가매입했다.


블랙록(BlackRock Fund Advisors)도 굳건한 파트너십을 보여줬다. 2018년 9월 주식을 추가로 사들인 뒤 최근까지도 6.13% 수준으로 지분율을 유지 중이다. 블랙록은 조 회장이 취임시절부터 우선순위로 여겨왔던 투자자다.

신한과 20여년 가까이 전략적 관계를 유지해온 프랑스계 BNP파리바(BNP Paribas)도 주가를 지탱하고 있다. 작년 1% 이상 주요주주 중 지분율을 줄인 곳은 미국의 라자드펀드(LAZARD FUNDS)뿐이었다.

◇저평가·코로나·유증 '3중고', 외국인 지분율 50%대 '뚝'

다만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올 들어 나머지 해외주주들의 이탈 속도는 빨라졌다. 조 회장이 신규투자자 발굴에 발벗고 나선 이유다. 기존 투자자 관리와 더불어 새로운 장기투자자 유치가 절실했다.

조 회장은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과 함께 올해만 50회 이상의 투자자와의 비대면 IR 면담에 참여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CEO시절 외국 연기금과 글로벌 운용사 관계자 등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마침내 지난 9월 결실을 맺었다. 신한지주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사모펀드(PEF)를 전략적투자자(SI)이자 새로운 주주로 영입했다. 바로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다. 두 회사를 대상으로 1조1582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어피니티(3.96%)와 베어링(3.62%)가 지분을 취득하는게 협상의 골자다.


베어링은 200억달러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홍콩 소재 회사다. 어피니티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에서 140억달러 가량을 운용하는 영향력 있는 사모펀드사다. 조 회장은 두 회사와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화 및 발전 방향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해오며 투자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상증자 공시 후 해외주주들이 더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증자 목적과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해외투자자들은 라임사태나 코로나19확산으로 인한 거액부실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유증이 지분율 희석을 야기하는 것인 만큼 추진 배경에 의구심을 표했다.

조 회장과 신한금융 IR팀은 주주 신뢰 회복에 나섰다. IR을 통해 증자자금이 ROA나 ROE의 관점에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거란 점을 적극 어필했다. 재무악화로 인한 자본확충안이 아니었다고 강조했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11월 1일 기준 57.95% 수준에 머물러있다.

◇조용병 회장, 장기투자자 네트워크 강조…주주환원정책 다양화

조 회장은 앞으로도 장기투자자를 더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어려운 시점마다 장기투자자들이 주가에 힘을 보태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GIC),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인 APG 등과도 비대면 미팅도 진행했다.

지난 9월 유증 이슈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때도 BNP파리바나 재일교포 주주들이 지분을 매입하며 지배력을 방어해줬다. 일본 주주들은 개인주주 합산으로 파악해야 하는 만큼 지분율을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다. 2010년 17%에 달했던 지분율이 최근 10%안팎으로 줄어들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올 들어 주가가 떨어지자 추가로 지분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는 조 회장의 신규 장기투자자 발굴 행보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내년부터 체계적으로 투자처를 발굴하기로 했다. 개별투자기관과 개별펀드의 특성에 따라 신한지주와의 적합성 여부를 계량화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투자기관별로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을 분석하며 투자 적합도를 측정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장기 투자성향을 지닌 유럽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에 부응하려는 중"이라며 "차별화된 ESG전략이나 성과 등을 어필해 ESG투자기관에 대한 IR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과 같은 주주환원정책도 다양하게 구상 중이다. 투자자 유치 차원에서 국내 금융사 최초로 '분기 배당'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 10월부터 내부 워크숍에서 분기배당에 대해 논의했으며 금융당국에 관련계획을 전달한 상태다.

분기배당은 삼성전자처럼 배당을 일 년에 네 번 나눠 시행하는 것이다. 물론 연간 배당금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수급이 개선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주주입장에서 배당금을 재투자한다는 가정 하에 복리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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