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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태계']전세계가 올라탄 '친환경' 물결, 새로운 '기회'로⑤선제적으로 탈(脫)내연기관 실시, 실리·명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유수진 기자공개 2021-10-12 07:32:52

[편집자주]

중고차매매업 진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랜 소망 중 하나다. 2013년 이래 단단히 잠겨있던 문이 열릴 기미가 보이자 쉼 없이 노크하며 들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단순히 '30조원'이라는 시장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단 생태계 완성을 위한 하나의 퍼즐이란 점이 설득력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을 지속가능하게 할 '자동차 생태계'의 요모조모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08: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본질은 이윤 창출이다. 유무형의 제품을 팔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을 올린다. 인류와 사회에 대한 기여는 그 다음이다. 기업활동을 통해 번 돈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식이다. 연말이 되면 이웃돕기 성금을 내거나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렇게 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성장해왔다.

통념에 금이 가고 변화가 시작된 건 얼마 전이다. 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다. 고객의 니즈를 좇는 기업들은 가치를 추구하는 방식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보다 다양한 존재이유를 가진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사회 기여'를 '이윤 창출'보다 앞에 놓기 시작했다. 주력사업과의 점점을 확대해 두가지 모두를 챙기는 곳들도 차츰 생겨났다. 과거엔 사회에의 기여를 연례행사 정도로 여겼다면 이젠 사업적으로 접근해 365일 내내 고민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내용도 단순 기부에서 환경이슈 대응,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등으로 다양해졌다.

◇정의선 회장 "2040년 수소사회" 청사진 발표, 발빠른 '친환경' 행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극심한 이상기후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솔루션은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처음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 기조발표자로 나서서다.

이날 정 회장은 구체적인 수소사회 청사진을 그렸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의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204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수소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모든 상용차를 수소차·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내용 등 실천방안도 덧붙였다.

9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서 기조발표에 나선 정의선 회장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최근 잇따라 탄소중립 계획과 그를 위한 전동화 전략을 밝히는 등 '친환경'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탈(脫)내연기관 추세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소에 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발빠르게 움직인다. '수소 전도사'로 불리는 정 회장이 전면에 나서 직접 챙기는 영향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인류에 보탬이 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오로지 '인류'만을 위한 거라고 보긴 어렵다. 정 회장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의미다. 어쩌면 현대차그룹의 영속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는 게 팩트와 더 가까울 수 있다. 새로 열리는 시장을 선점해야 영향력이 커지고, 그래야 생태계도 더욱 탄탄해진다. 인류에 기여한다는 '명분'과 미래 경쟁력 강화라는 '실리'를 모두 챙기는 셈이다.

이를 나쁘게 볼 이유는 전혀 없다. 기업이 시장에서 돈을 버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 자체로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그렇게 기업이 성장하고 사회에 환원하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시장 선점해 '새로운 기회' 엿본다

최근 각국 정부와 산업계는 앞다퉈 환경친화적인 정책을 고민하고 경쟁하듯 각종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속도 차이는 있지만 더 이상 환경이슈를 등한시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깔려있다.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친환경은 특정 지역이나 국가가 아닌 전세계가 올라탄 새로운 물결이다. 기업이 미래에도 생존하려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란 의미다. 바꿔 말해 설령 싫어도 따라야 한다. 세상이 바뀌는데 나 혼자 고집을 부리고 있다간 소비자에 외면 당하고 도태되기 십상이다.

기업은 시대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사회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해진 길이라면 먼저 손들고 가는 게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어 훨씬 유리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매년 지속가능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출처:각사>

마침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ESG경영도 기업의 책임있는 자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환경은 사회·지배구조와 함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됐다. 기업들은 사업밑천인 투자금 유치를 위해서라도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매년 꼬박꼬박 제출하는 지속가능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다.

특히 환경은 전 인류가 이해관계자로 엮여있는 이슈다. 잘 활용하면 한단계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쟁사보다 반박자 빠른 대응과 이전에 없던 새로운 솔루션 제시 등을 통해서다.

정 회장 역시 이 같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공격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며 미래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제적 대응, 기존 고객 흡수·신규 수요 확보로 이어지나

일찌감치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에 앞장서 미래시장을 준비해 온 현대차그룹으로선 이 같은 최근의 변화가 반갑다. 내연기관차 시대에 후발주자로서 겪어야 했던 설움을 단숨에 떨쳐낼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내연기관차가 생태계의 주축이지만 점차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차츰 친환경차 비중이 높아지다 머지않아 내연기관차를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정한 탄소중립 목표 시점은 2045년이다.

이젠 전환기의 시행착오를 얼마나 줄이고 연착륙 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충전 시설 확충과 인프라 구축 등에 열심이다. 최근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지분 추가 확보를 검토하는 등 기반 네트워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한충전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제적인 친환경차 시대 준비는 기존 내연기관차 고객 흡수와 신규 수요 확보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과거 제네시스를 출범해 럭셔리 시장 고객을 대거 끌어들인 전례가 있다. 유입구가 다양해지고 발을 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생태계는 더욱 끈끈, 견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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