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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대란 그후 1년]사모펀드 기피→수탁고 감소 '끊을수 없는 고리'④공모펀드·일임계좌로 리테일 판매전략 선회…은행·증권사 간극 더 커져

허인혜 기자공개 2021-10-14 13:05:03

[편집자주]

사모펀드 시장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전을 회복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며 움츠러들었던 수탁업계도 수탁고를 늘렸다. 하지만 수탁사와 자산운용사마다 체감 정도는 다르다. 대형사들은 원활하게 수탁사를 확보, 입지를 넓힌 반면 소형사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탁 수수료는 급증했고 수탁 조건도 깐깐해졌다. 수탁대란 그후 1년, 그 변화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2일 13: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사의 사모펀드 기피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전문 사모운용사의 수탁고도 쪼그라드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판매사가 투자자를 공모펀드와 일임계좌 중심으로 유도하다보니 펀드 시장 양극화도 심화됐다.

판매사들의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늘었지만 계열사 펀드와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증권업계가 법인을 중심으로 사모펀드 판매고를 늘렸지만 전문 사모운용사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라는 게 운용업계의 전언이다.

◇판매사, 공모펀드·일임계좌로 선회…10건 중 3건 계열사펀드 판매

자산운용업계는 판매사의 사모펀드 기피도 시장 양극화의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수탁사의 수탁거부로 신규 설정이 어려워진 가운데 판매사 역시 신규 사모펀드 수임을 꺼리면서다. 대형 자산운용사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으로 재편됐다는 게 운용업계의 반응이다.

판매사로서는 사모펀드 판매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판매로 줄지어 징계를 받았다. 고위험 상품 판매 메뉴얼도 강화되면서 사모펀드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판매사들은 공모펀드나 일임계좌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리테일이 워낙 안되다보니 가능한 운용사들은 패밀리오피스 쪽으로 경영전략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일임도 트랙레코드나 네트워크가 있어야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생사들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고 전했다.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도 적지 않다. 일부 증권사와 은행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30~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같은 비율이 유지되고 있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펀드 사고가 일어난 뒤 판매사들은 리스크관리가 수월한 계열사 사모펀드를 확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바 있다.

사모펀드 판매고는 늘었지만 사모펀드 시장의 분위기 전환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양극화에 따른 성장세라는 분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판매를 꺼리는 분위기는 전에 비해 완화됐지만 규모와 투자자산에 대한 통제는 여전하다"며 "전문 사모운용업계가 이전과 같은 흐름을 찾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본다"고 짚었다.

◇은행 판매고 급락…법인 중심 시장에 전문 사모운용사도 '양극화'

판매업권별로는 사모펀드 판매잔고 차이가 컸다. 은행의 판매고는 줄었고 증권사의 판매고는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전인 2020년 6월까지 은행의 월말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20조원 이상을 유지했지만 최근 16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320조원대에서 400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증권사의 판매고 확대는 법인 판매고에 기인했다. 개인대비 법인 판매비율이 크게 늘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투자환경 변화에 따른 성장세로 해석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호조에 따라 현금보유량이 늘어나면서 사모펀드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인 저금리 탓에 자금을 운용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사모펀드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게 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관계자들은 법인 판매 확대가 전문·소형 사모운용사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볼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인투자자의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상대적으로 법인 수요가 상승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상품에 따라 운용사 규모 선호도가 달라 유불리를 평균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법인자금이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소형사에게는 불리하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운용사 대표는 "안정성이 중요하니 이름이 알려진 운용사를 선호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전문 사모운용사 사이에서도 차이는 있었다. 법인의 경우 자산운용사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직접 투자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역량이 충분한 운용사들은 오히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리테일의 경우 은행이나 증권사의 마케팅 네트워크가 중요한 것에 반해 법인은 직접 운용사에게 프리젠테이션을 받아보고 상품을 선택하기도 하기 때문에 운용사의 역량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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