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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불붙은 '10조 투자' 다음 타자는 어디 비전선포 후 '엔데버콘텐트' 인수 등 고속행보, 제일제당·대한통운 등 물망

이효범 기자공개 2021-11-23 08:11:2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07: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까지 10조원을 풀겠다는 CJ그룹의 투자 계획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CJ ENM이 미국 제작 스튜디오 경영권을 인수를 발표하면서 이미 1조원에 달하는 그룹 차원의 투자가 가시화됐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역시 비전선포에 따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보폭을 넓힐 전망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연내 추가적인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기 보다 숨고르기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데버콘텐트 품은 CJ ENM, 추가 투자 지속될 듯

CJ그룹이 이달 초 발표한 10조원 투자계획 가운데 CJ ENM의 비전은 명확했다. 커머스부문은 라이브커머스 역량을 강화해 홈쇼핑을 넘어 버티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엔터테인먼트부문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했다.

미국 제작 스튜디오인 엔데버콘텐트 경영권 인수는 멀티 스튜디어 체제를 갖추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CJ ENM이 엔데버콘텐트 경영권 인수를 위해 투입하는 자금만 약 9200억원 가량이다. 그룹 관점에서 보면 10조원 투자계획의 대략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CJ ENM은 또 주요 제작 사업을 물적 분할해 제작 스튜디오를 신설하고, 스튜디오드래곤, 엔데버콘텐트 등과 함께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만들었다. 앞으로 제작 스튜디오를 지배하는 헤드쿼터 역할과 함께 그룹 내 엔터테인먼트 사업들을 연계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CJ ENM은 엔데버콘텐트 인수 외에도 추가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당장 시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상대로 M&A가 성사될 경우 CJ ENM은 드라마, 영화 등 제작 영역 뿐만 아니라 음악 분야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이 경우 플랫폼으로서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CJ가 유력한 원매자로 지목되고 있다"며 "결국 양측이 만족할만한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될지가 관건"라고 말했다.

자회사 CJ라이브시티를 통해 추진하는 '케이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 개발사업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자 선정 6년 가량 표류하던 사업은 지난 10월 착공에 돌입했다. 총사업비가 1조8000억원으로 업계에서는 외부투자자 유치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CJ ENM도 추가적인 출자에 나설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CJ ENM은 엔데버콘텐트 투자 외에도 추가적으로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엔데버콘텐트 경영권 인수와 함께 최근 9000억원 규모의 외부차입을 추진하는 것도 향후 추가적인 투자 계획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자회사 티빙의 프리IPO 등을 통해 투자금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유휴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말 기준 CJ ENM의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7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유동자산은 1조8472억원이다.

*CJ ENM 요약 재무상태표(2021년 3분기 IR 자료)

◇CJ제일제당 '바이오', CJ대한통운 '디지털 전환' 주력

CJ ENM이 이처럼 발빠른 투자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도 투자 보폭을 넓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 하반기에만 바이오 분야에 3000억원 넘는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룹에서 차세대 치료제 중심 레드바이오를 확장하여 궁극적으로 개인맞춤형 토탈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올 7월 인수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했다. 또 최근에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CDMO)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와 같은 글로벌 전략제품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또 세계 최초로 제품화에 성공한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PHA) 전용 생산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연내 완공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비건’ 트렌드에 대비할 대체배양육 분야 기술확보를 위한 글로벌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다른 계열사와 달리 M&A 등을 통한 투자계획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해외로 발을 넓혔던 택배사업을 축소하고 물류기술을 기반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라스트마일딜리버리(LMD) 시장을 선도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올 연말까지 CAPEX 투자 규모는 2315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1200억원 가량을 국내 택배, 이커머스 분야에 투입한다. 또 수송 플랫폼, 친환경 패키징,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미래 성장엔진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업계는 그러나 엔데버콘텐트 투자 이후 숨고르기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전을 제시한 2023년까지 2년 넘는 시간이 남아 있다. 특히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가운데 투자계획을 내년으로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투자금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 계획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이 M&A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투자를 추진하는 것 외에도 투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차입을 비롯한 기업공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내년 초까지는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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