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한섬, 역할 커진 윤인수 상무 '브랜드 지원·마케팅' 임원 겸직김민덕 대표 바통 이어 관리담당 발탁, 내실성장 병행 자금운용 투자 강화
방글아 기자공개 2022-01-13 08:11:39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인수 한섬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가 올해부터 브랜드지원과 마케팅 담당을 겸직한다. 자금 지출입을 통제하는 CFO에게 주요 예산 집행 부서를 맡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3개 직무 담당 임원으로 사내 역할이 커진 만큼 그룹과 보폭을 맞춰 내실 성장을 위한 투자에 방점을 찍고 적극적인 자금 집행과 운용에 나설 전망이다.◇그룹 컨트롤타워 거쳐 한섬 합류...코로나19 악재 속 수익성 개선
윤인수 상무는 현대백화점그룹 컨트롤타워인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출신으로 2020년 관리담당으로 한섬에 입사했다.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후임으로 내정됐다.
1990년 현대백화점 공채로 입사해 대표직으로 등기이사에 올라 있는 김 대표의 전철을 7년 격차로 따라 밟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 역시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를 거쳐 한섬에서 관리담당을 지내다 사장에 올랐다.
윤 상무는 김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사내 입지를 점점 강화해 나가고 있다. 김 대표 관리담당 체제에서 진행됐던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와 후속 통합(PMI) 작업 등 비효율 브랜드 정리 이후 남겨진 과제가 윤 CFO의 손으로 넘어 왔다. 김 대표 관리 체제에서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둔 내실화가 착실하게 이뤄졌던 만큼 후속 과제는 개선된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외형 확대다.
CFO로서 자질을 증명해 낼 시험 기간은 녹록치 않았다. 한섬 합류와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전에 없던 위기를 마주했다.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정책으로 인한 외부활동 통제가 본격화했다. 패션기업인 한섬이 받을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 현실로 이어졌다.
신규 온라인몰(EQL) 론칭 등 다양한 신성장동력 발굴 시도에도 매출은 2년 연속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2019년 달성한 영업이익 1000억원을 지켜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윤 상무는 판매 촉진을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으면서 통상적인 관리비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냈다. SK네트웍스 인수와 함께 기존의 2배 수준(5500억원 안팎)으로 치솟은 일반 관리비를 1년 동안에만 500억원 이상 절감한게 주효했다.
◇CFO 출신 김민덕 대표와 호흡, 2021년 역대 최대 실적 전망
한섬에서 2년차인 작년의 성과는 더 기록적이다. 앞선 브랜드 리뉴얼 효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김 대표와 합을 맞춰 수완 좋은 패션 기업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5.5%, 55.9% 증가한 1조3810억원, 15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산을 마친 3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순항할 전망이다. 패션업계 최고 성수기인 4분기를 남기고 컨센서스의 68%와 63%를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424억원, 1005억원을 기록했다.
수년간 실질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부적으로 창출되는 자산을 재투자해 매출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지켜냈다. 현금성자산을 감안한 한섬의 순부채비율은 2018년부터 4년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어서 사실상 무차입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부분 담보 없이 1주일 단위로 빌려써 어음 성격이 짙은 전자단기사채 위주로 차입금이 구성돼 있다. 내부적으로 정한 전자단기사채 한도(1000억원)도 잔고를 남겨 놓고 활용 중이다.
관리 담당인 윤 상무가 브랜드지원과 마케팅 담당 임원을 겸직할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주된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주요 현안이 없는 만큼 자금을 유지 보수 차원에서 관리하면서 다른 업무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 모범생으로 불리우는 한섬에서 윤 상무가 주요 직책을 겸하면서 어떠한 새 기록을 써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작년 온라인에 이어 올해 브랜드지원과 마케팅을 맡은 만큼 온라인 기반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성장 전략에 맞춰 자금 집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섬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86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평균 영업이익률이 15.2%로 국내 패션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지난해 첫 화장품 브랜드인 '오에라'를 론칭하고 액세서리 사업도 확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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