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유노우 싸이? 두유노우 강남스타일?"에서 시작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BTS, 오징어게임으로 거칠 것 없이 번지던 한류 열기에 찬물이 끼얹혔다. "두유노우 도퀀?"에는 마냥 웃는 얼굴일 수 없다.도퀀(권도형·Do Kwon)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한국인이다. 3년 만에 돌아온 깐느 영화제가 무색하게, 그 어떤 슈퍼배우보다 가장 국제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그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만든 'K-코인' 테라USD(UST)·루나(LUNA)의 백지화 때문이다. 루나 시총 38조원이 온데간데 없이 증발했다.
테라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테더, USD코인에 이어 세번째로 유통량이 큰 스테이블코인이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특정 화폐가치를 유지하는 가상자산이며, 이를 위해 짝꿍코인의 유통량(가치)이 조절되는 '균형잡기' 메커니즘으로 운영된다. 1테라=1달러어치의 루나라는 산식이다. 테라 수요가 높으면 반대로 루나는 유통량을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춘다.
투자자들은 테라기반 디파이(탈중앙화) 서비스 '앵커프로토콜(Anchor Protocol)'에 테라를 예치하면 20%의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 점을 매력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최근 앵커가 변동이율로 바뀌자 테라는 대거 처분 대상이 됐다. 루나 유통량이 급격히 불어나며 가치가 폭락했고, 더 이상 저울이 균형을 맞출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주당 1달러에 묶여있어야 할 테라는 15센트까지 떨어졌고 주당 15만원이던 루나는 0.1원 이하로 떨어져 상폐 수순을 밟고 있다.
그간 가상자산 폭락은 수차례 있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손실은 처음이다. 가상화폐 투자에 깊은 공포심을 심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테라에 이어 스테이블코인들이 줄지어 급락했고 '원조 코인'인 비트코인, 이더리움도 타격을 입었다. '넥스트 테라·루나'가 누구일지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형체가 없는 투자대상이라 신뢰와 기대가 무너지면 회복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모습이 꼭 바이오신약 R&D 시장과 닮았다.
취재하며 만난 한 바이오텍 IR 임원이 한 말이 떠오른다. "좋은 IR담당자란 회사 내부에서 생각하는 기업가치와 시장에서 생각하는 기업가치의 괴리를 없애기 위해 시장과 원활히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개중엔 공격적인 IR을 통해 장이 좋을 때 회사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많이 '뻥튀기'하는 대표나 담당자들도 있다고 말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헬스케어 업체들에 기업가치를 올릴 특수효과로 작용했다. 이제 터널을 지나 엔데믹(풍토병) 구간에 접어들며 그간 내세웠던 여러 계획들이 허풍이 아닌 성과로 나타나야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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