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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의 경제학 2.0]강덕수 전 STX회장, 8년만에 족쇄 풀렸지만…친정 사라졌다STX그룹 해체·고령에 복귀 전망 어두워…사외이사 '물밑경영' 가능성은 남아

허인혜 기자공개 2022-08-16 08:30:29

[편집자주]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복권을 결정했다. 정권마다 항상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기업인 사면 이슈는 국민 대통합과 경제 활성화를 근거로 하고 있다. 더벨은 사면복권 받은 기업인들의 전후 행보를 통해 재벌 사면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산업적 효용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2일 15:3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차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 전 회장은 STX 회장에서 물러난 이듬해인 2014년 시작한 법정공방을 8년만에 매듭 짓는다.

다만 강 전 회장의 경영인 복귀 전망은 밝지 않다. 친정인 STX그룹이 오래전 해체된 데다 명맥을 이은 STX는 지배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다. 강 전 회장이 긴 시간 법정다툼과 집행유예 등으로 일선에 나서지 못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집행유예 확정, 피해회복·회사성장 공로 등 참작" 8년만에 사면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강 전 회장을 특별사면 대상자로 선정했다. 법무부는 강 전 회장의 사면 배경으로 "회사운영 관련 범행으로 복역했으나 집행유예가 확정되고 피해회복, 회사성장에 공로하는 등 참작할 사정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강 전 회장은 워크아웃 위기를 겪었던 쌍용중공업을 STX그룹으로 탈바꿈시켜 재계 순위권에 올린 인물이다. 1973년 쌍용양회에 입사한 샐러리맨 출신 기업인이다.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된 뒤 쌍용중공업도 퇴출 위기에 몰리자 사재 20억원으로 쌍용중공업의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2001년 사명을 STX로 바꾸고 대동조선과 범양상선(현 팬오션) 등을 사들이며 출범 10년만에 재계 12위까지 도약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이 발목을 잡았다. 조선업의 호황과 성장기를 함께했지만 불황이 찾아오면서 인수자금과 선제적 투자금 등이 리스크 요인이 됐다.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외국계 계열사인 STX다롄조선과 핀란드, 프랑스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룹 알토란이었던 STX조선해양과 STX건설 등이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그룹이 사실상 와해됐다.

법정공방은 2014년부터다. 채권단과의 갈등으로 2013년 STX회장에서 물러난 이듬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6년 반간의 긴 법정다툼 끝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 수사 중 구속됐고 1심에서 6년간의 실형이 선고돼 1년 반간의 옥살이도 겪었다. 2심에서 회계분식 혐의 무죄를 받아내면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STX그룹의 사업형 지주사였던 STX는 현재 글로벌 전문 상사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과 APC머큐리(전 AFC코리아) 등으로 손바뀜이 이어져 지배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다. STX마린서비스, 피케이밸브, STX리조트 등이 계열사다.


◇자유의 몸 됐지만…사라진 친정, 복귀 '불투명'

강 전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특별사면도 취업제한이 풀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복절 특별사면의 효과는 형 집행 면제와 복권이다. 사면법 제5조에 따르면 특별사면의 경우 형의 집행이 면제되고 집행이 면제되면 복권이 가능하다. 강 전 회장으로서는 8년 만에 취업제한 족쇄가 풀린 셈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원칙적으로는 징역형의 선고유예기간에도 관련 기업 취업이 허가되지 않는 만큼 재판 기간 동안에도 운신의 폭이 좁았다.

강 전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되면서 차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정이 사라진 만큼 당장 기업인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장세주 회장은 돌아갈 곳이 분명하지만 강 전 회장이 일군 STX그룹은 해체된 지 오래다.

STX의 명맥은 남아있지만 2018년 중국계 사모펀드 AFC코리아에 매각되면서 현 최대주주는 AFC코리아의 투자목적회사인 APC머큐리다. 보유 지분은 6월말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83.68%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강 전 회장의 나이도 걸림돌이 됐다. 강 전 회장은 1950년생이다. 최근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이 CEO와 임원들을 60년대생으로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현장과 괴리감이 있다.

다만 '맨손의 샐러리맨'으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기업을 재계 10위권에 등극시킨 인물로 평가받는 만큼 사외이사 등으로 물밑 경영인이 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최근 주요 금융사 대표에 올랐다가 내부통제 책임으로 물러났던 한 경영인이 자산운용사의 사외이사로 등극하는 등 유사한 전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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