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오른 HMM 매각]몸값 비싸진 HMM, 잠재 후보군 인수 여력은단순 지분가치만 5조원, 경영권 프리미엄 및 메자닌 포함시 가격 급등
허인혜 기자공개 2023-01-30 07:06:4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좋은 점만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특히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있는 기업에게는 사는 곳이나 파는 곳이나 가치만큼 부담도 높아진다. 군불 떼기가 오래된 HMM의 현재 상황이 딱 그렇다.'HMM 인수'를 구체적으로 쪼개면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20.69%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분 19.96%, 도합 40.65%를 사들이는 작업이다. 경영권 행사를 고려해 산업은행만의 지분을 사들이는 매수하는 방식은 거론되지 않는다.
해운업계 호황 등이 맞물리면서 HMM의 몸값은 고공행진했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은 약 10조6610억원 수준으로 두 국책은행의 지분 매수 금액은 약 4조3300억원을 웃돈다. 만약 신용보증기금(5.02%)의 지분을 합한 공공지분 45.67%를 모두 산다면 인수자금은 4조8688억원으로 뛴다.

이 금액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다는 가정 하에 매긴 가치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면 최소 5조~6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변수는 영구채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지분공사 등이 보유한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 규모가 5억3500~5억3600만주에 상당한다고 전해진다. HMM의 발행주식 수인 4억8903만9469주보다도 많다. 모두 신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인수자로서는 부담스러운 요소다.
신주 전환시 인수자의 지분율은 20% 아래로 떨어져 경영권을 위해 추가 지분매입이 필요할 수 있다. 영구채 전환 후 주가를 현 시점에서 가름하기는 어렵지만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지분공사의 현재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 4조원 이상을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인수자금을 마련하려면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여력이 된다면 자신의 곳간을 헐면 되고, 여의치 않으면 남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 인수금액 자체만 따져보면 거론돼 왔던 기업들의 당락이 엇갈린다. 현금 유동성을 볼 때 인수자금 마련에 무리가 없어 보이는 곳은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아를 빼고 현대차만의 유동성만 봐도 인수여력이 충분하다. 현대차의 현금성자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8조6800억원에서 2021년 말 기준 12조795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은 19조5844억원까지 쌓였다. 기아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3분기 말 기준 14조8000억원이다.
포스코그룹도 유동성 면에서는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고 HMM 매수가 가능하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조4953억원, 기타금융자산은 14조85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조4300억원, 기타금융자산은 7조6953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포스코그룹도 마찬가지로 현금 유동성을 기업 인수에만 쏟아부을 수는 없다. 연간 투자 계획만 10조원 안팎이다.
또 다른 주요 후보로 거론되는 SM그룹은 쌓아둔 자금보다 빌려야할 돈이 더 많다. SM상선 등 SM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비상장사로 정확한 현금 유동성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과거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이력 등을 토대로 SM그룹의 자금력이 1조원 수준이라고 예상한다. 지분 인수 대금만 놓고 봐도 약 3조원 이상의 외부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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