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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절반만 채운 CAPEX 목표치…이유는 북미 투자여력 확보·지정학적 리스크에 일부 계획 보류…2.64조 투자 예고

허인혜 기자공개 2023-01-30 07:21:3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2: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역대급 자본적 지출(CAPEX)을 목표했지만 달성률이 절반에 그쳤다. 상반기 투자금액이 목표량의 20%를 하회했고 하반기에도 돈줄을 제대로 풀지 않았다. 대신 올해 CAPEX 목표치는 또 다시 '역대급'으로 상향조정했다.

현대모비스는 27일 2022년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지난해 CAPEX로 1조476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2021년 실적발표와 함께 제시한 1조8424억원보다 8000억원 부족하고, 같은 해 2분기 상향조정해 발표한 목표치 1조9174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다.

상반기에는 3583억원만 투입했는데 달성률이 18.7%에 그쳤음에도 한해 목표치를 높여잡았다. 목표치대로였다면 하반기에만 약 1조5000억원이 넘는 돈을 써야했다. 작년 하반기 실제 투입 자금은 7000억원을 하회한다.

CAPEX 투자가 어려울 만큼 유동성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현대모비스가 밝힌 현금유동성은 전년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9조7314억원에 이른다. 2021년에는 10조840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부채비율도 46.5% 수준으로 관리 중이다. 작년 2분기 말 부채비율 47.1%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작년 실적을 따져봐도 투자 자금이 부담스럽지 않을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1조9063억원으로 처음으로 연 매출 50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대비 24.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이 0.7% 소폭 감소한 2조265억원이었지만 순이익은 2조4872억원으로 같은 기간 5.3% 확대됐다.

4분기만 떼어놓고 봐도 장사를 잘 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6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9% 상승했다. 4분기 매출은 14조9945억원으로 같은 기간 29.1% 증가했다. 순이익도 14.9% 늘어 6366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가 자금 여력이 있었다는 점은 연구개발(R&D) 투자금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R&D 투자 목표치는 1조2710억원이었는데 실제로 쏟은 돈은 1조3709억원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R&D 부문만 따로 떼어 '2022 Mobis R&D Tech day' 등의 기업설명회(IR)와 글로벌 현지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공을 들였다.

지난해 R&D 부문에 천착한 이유는 작년 말 모듈과 부품 생산 부문을 독립시켰기 때문이다. 완전한 SW 중심 회사로 변신하는 만큼 핵심 부문으로 부상한 R&D에 집중한 셈이다.

CAPEX에만 다소 인색했던 배경으로 우선 평년대비 높았던 목표치가 원인으로 보인다. 평년대비 투입 금액으로 보면 자금 규모 자체가 줄지는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CAPEX는 2019년 1조3297억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1조원 안팎을 유지해 왔다. 2021년 목표치는 1조2000억원이었는데 실제로는 9555억원을 썼다. 2020년에는 1조5249억원을 예상했지만 1조269억원을 사용했다. 모두 목표치 대비 하회하기는 했지만 67~80% 수준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가 꼽은 이유는 올해 북미 투자 대응과 지난해 지정학적 리스크다. R&D 투자금이 목표치를 상회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올해 CAPEX 목표치는 지난해 2조원을 뛰어넘는 2조6406억원이다. 지난해 실제 투자금인 1조476억원과 새 목표치의 1조6000억원 가량의 간극은 북미 전동화 공장 구축 등으로 채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약 1조8000억원을 들여 미국에 전동화 부품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북미 전동화 공장 구축에 1조580억원을, 국내 전동화 투자에 2240억원을 활용할 방침이다. 2022년도에 집행됐어야 할 투자가 순연된 자금이 1500억원이다.

국제 정세도 CAPEX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투자 계획이 일부 보류되면서 규모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이 손익분기점(BEP)을 언제 넘어설 수 있을지와 물류비 상승 등의 외부 리스크가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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