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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메모리 무감산 공방]사파이어래피즈가 D램 시장 구원투수? 엇갈리는 시선③올해 안 다음 버전 '에메랄드래피즈' 출시 예정…D램 수요 회복 시점 더뎌질 수도

김혜란 기자공개 2023-02-03 11:11:12

[편집자주]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일관되게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감산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이 '인위적'이란 모호한 단어를 쓴 탓도 있지만, 삼성의 감산 발표가 메모리 가격 안정화로 이어질 거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기도 하다. 삼성은 왜 무감산 전략을 고수하는 것일까, 아니 기초체력이 탄탄한데다 하반기 업황 반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삼성이 감산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감산 이슈를 둘러싼 여러 쟁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6: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인텔이 내놓는 신규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래피즈'가 차세대 D램 규격 DDR5 수요를 촉발할 것이란 게 주요 근거 중 하나다.

그러나 시장에선 사파이어래피즈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거란 부정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인텔이 사파이어래피즈 양산 시기를 계속 미루면서 신뢰도가 낮아진 데다 사파이어래피즈를 뛰어넘는 차세대 제품 로드맵도 이미 발표했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당장 서버 교체에 나서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이는 예상보다 D램 수요 회복 시점이 더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파이어래피즈가 D램 수요 회복에 얼마나 기여할까

삼성전자가 기대하는 것은 인텔의 DDR5 기반 최신 서버용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가 시장에 풀리면 DDR5가 함께 쓰이면서 수요가 확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DDR5 D램 양산체제를 갖췄으나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하는 서버나 개인용컴퓨터(PC)가 보급되지 않았는데 이를 지원하는 서버용 CPU가 처음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인텔은 세계 서버용 CPU시장에서 약 90% 점유율을 차지한다. 그만큼 인텔의 새 CPU 출시는 서버 교체 수요를 일으킨단 점에서 메모리 업계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D램 시장에서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D램 시장 매출 비중은 서버 34.4%, 모바일 30.5%, PC 17.9%였다. 메모리 업황이 살아나려면 결국 서버용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DDR5는 기존 제품보다 수익성이 30%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알려졌다. 기존 DDR4와 비교해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효율은 30% 높다.

사파이어래피즈는 5월 양산이 예정돼 있어 메모리 업계에선 3분기부터는 DDR5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불황으로 고전하던 메모리 업계가 D램 시장을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DDR5과 모바일용 D램 LPDDR5X 시장이 올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AMD도 DDR5 D램을 지원하는 CPU를 내놨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신규 CPU 출시에 따른 DDR5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사파이어래피즈'로 불리는 인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사진=인텔 홈페이지)

◇에메랄드래피즈의 등장 멀지 않았다…D램 회복 시기에 어떤 영향?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기대만큼 D램 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서버 시장의 전년 대비 성장률을 당초 5.1%로 예상했다가 최근 2.8%로 하향 조정했다.

인텔은 올해 안에 '에메랄드래피즈(Emerald Rapids)'를, 내년 '그라나이트래피즈(Granite Rapids)'를 내놓겠다는 로드맵도 내놓은 상태다. 사파이어래피즈로 교체하면 최소 2년 정도는 써야 한다. 수요자들은 에메랄드래피즈가 곧 나올 텐데 기다렸다 차세대 제품을 사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지금 기대하는 건 사파이어래피즈가 빨리 DDR5 수요를 돌려주는 건데, 구매자 입장에선 후속 칩이 곧 나온다면 미리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사파이어레피즈가 얼마나 팔릴지,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할지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인 셈이다.

또 인텔은 과거에도 사파이어래피즈 양산 시기를 미룬 적이 있다. 양산이 지연되면서 시장에서 그동안 불신이 생겼을 수도 있다. 사파이어래피즈의 주요 구매자가 데이터센터 사업자라 낮아진 신뢰도는 교체를 망설이게 할만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파이어래피즈(출시 효과)를 두고는 시장에서 시각이 많이 갈리고 있다"며 "5월부터 양산된다고는 하는 데 얼마나 (양산에) 들어갈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512GB DDR5(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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