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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삼국지 흔드는 알뜰폰]KB 리브모바일은 어떻게 알뜰폰 시장을 바꿨나④수익성보다 '고객 편익' 초점, 혁신금융사업 지정 만료 앞두고 부수업무 지정 여부 관건

이장준 기자공개 2023-02-06 13:14:21

[편집자주]

알뜰폰(MVNO) 사업자가 이동통신 시장에 등장한 지 10여 년이 흘렀다. 여전히 통신 3사의 위상이 공고하지만 최근 들어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해관계에 따라 기존 사업자들의 대응 방식도 다르고 금융권을 중심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신규 사업자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알뜰폰 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주요 플레이어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Liiv M)'을 개시한 지 3년이 넘었다. 은행권 최초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승인받아 통신비 인하 미션을 어떤 사업자보다 충실하게 이행했다. 금융상품과 연계한 상품을 선보이고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35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수익성보다 데이터 확보에 초점을 맞췄기에 가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본업이 금융업인 만큼 1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내도 사업을 영위하는 데 문제 없다.

하지만 알뜰폰만을 영위하는 중소사업자로서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따른다. 국민은행은 올해 4월 혁신금융사업 지정기간이 만료돼 지속적인 사업 영위를 위한 부수업무 지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상품 연계·저렴한 요금제 앞세운 국민은행, 고객 만족도 1위 수성

국민은행은 2019년 4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시행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권 최초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승인받았다. 규제 특례를 받아 은행법 제27조의2에 규정된 부수업무로 알뜰폰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금융과 통신의 데이터 간 융합을 통해 빅테크와 경쟁에 대비하고 차별적인 경험과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상품 판매 시 핸드폰 판매나 요금제 가입 등을 유도하는 구속행위를 방지해야 한다는 부가 조건이 붙었다. 은행 창구에서 통신업이 고유업무보다 과도하게 취급되지 않도록 내부통제 장치도 마련해야 했다.

2019년 12월 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을 선보였다. 성장세도 탄탄했다. 서비스 출시 1년이 지난 2020년 말 9만1000명에 이어 2021년 말에는 고객 수가 22만8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5월 30만명을 돌파하더니 작년 10월 말 기준 35만명을 넘어섰다.

리브엠의 경쟁력은 금융과 결합에서 나온다. KB국민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The주는 적금', '반려행복적금', '청년희망적금' 등 패키지 상품을 만들었다. 계열사와 연계한 보험 상품으로 통신비 보장 보험 등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 밖에 이동통신 사업자(MNO)와 협상해 알뜰폰 시장에 처음으로 5G를 도입하기도 했고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태블릿이나 웨어러블 워치 등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출처=금융규제 샌드박스

이에 따른 고객 만족도도 상당했다. 이동통신 조사 전문기업인 컨슈머인사이트의 2021년 하반기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알뜰폰(63%)이 만족도 1위에 올랐는데 그중에서도 리브엠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2022년 상·하반기까지 리브엠이 3회 연속 고객만족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고객센터에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하고 정기 교육을 통한 상담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처음에는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했는데 작년 7월과 10월 각각 KT와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3사 통신망을 모두 쓸 수 있게 해 고객 선택권을 넓혔다.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해 가입과 개통을 할 수 있어 금융 연계와 고객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 "대응 불가"…혁신금융서비스 연장에 쏠린 눈

이종(異種)산업에서 등장한 강력한 경쟁자는 기존 알뜰폰 시장을 완전히 흔들었다. 알뜰폰 업계는 국민은행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과도한 경품과 사은품을 지급한다고 비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리브모바일은 요금제 출시 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통신요금을 책정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10월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은행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은 2020년 139억원, 2021년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300억원대에 이르지만 영업적자 폭은 더 커졌다. 금권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교란한다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다.

알뜰폰 사업만 영위하는 중소 사업자는 적자를 감내할 수 없다며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알뜰폰 시장은 약정도 없어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리브모바일과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시장 전체가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와 고객을 확보해서 금융상품을 파는 게 목적인 만큼 통신으로 돈 벌 생각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통신만 전업으로 하는 중소사업자는 대응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노조가 알뜰폰 사업 개시 직후부터 영업점 직원에 대해 유치 실적을 압박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7조에 따르면 혁신금융서비스가 혁신성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부가조건을 위반하는 경우 지정을 취소하거나 시정을 명할 수 있다.

다만 금융위는 2021년 4월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 혁신서비스 지정 기간을 2년 더 연장했다. 오는 4월 16일까지 리브모바일 혁신금융서비스 기간이 남은 만큼 사업을 계속 영위하려면 은행업의 부수업무로 지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만간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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