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LG家 상속 분쟁]때늦은 문제 제기, 배경은LG "구본무 전 회장 작고 당시 5개월간 협의"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14 10:40:4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에서는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부인과 두 딸이 소송을 제기한 일을 두고 3년인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지적한다. 재계에서도 뒤늦게 소송을 제기한 배경이 무엇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법에 따르면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침해를 인지한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발생한 날부터 10년이다. 소송이 성립하려면 세 모녀가 상속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 아직 3년이 지나지 않았어야 한다. 구 전 회장이 작고한 시점은 2018년 5월이고 상속이 완료된 시점은 같은 해 11월이다.

4년이 넘게 지난 시점에서 소송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세 모녀 측은 상속 과정에서의 문제를 뒤늦게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언장이 있는 줄 알고 합의했는데, 이들이 뒤늦게 별도 유언이 없는 사실을 알게 됐을 것이라는 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구 전 회장은 실제로도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크게 엇갈린다. LG 측에서는 구 전 회장 작고 이후 당시 5개월여의 협의 과정을 거쳐 상속과 관련된 합의를 마쳤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언장 존재 여부를 김 여사와 두 딸이 알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원고 측에서는 "상속과정에서 있었던 절차상의 문제를 이제라도 바로잡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상속 절차를 협의했을 당시 유언장의 유무 등을 포함해 상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 중 원고 측이 온전히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양측의 소송전이 진실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김 여사와 두 딸은 소송을 조용히 치르고 싶어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이슈가 이미 큰 관심을 끌었고 LG 측과의 의견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원고 측이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원고 측이 인지한 시점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도 왜 뒤늦게 소송에 나섰는지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전통'이 확고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 모녀가 쉽게 반기를 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가족 간 협의 및 추대를 거쳐 회장 자리에 올랐다. LG그룹의 지주사 ㈜LG의 주요 주주 중 최대주주 구광모 회장과 특수관계인 사이인 사람의 숫자만 25명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전통 중요시하는 분위기에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LG그룹의 입장자료만 살펴봐도 가풍과 전통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LG그룹 측은 "사업 초기부터 허(許)씨 가문과 동업했고 후손들도 많아서 창업회장부터 명예회장, 선대회장에 이르기까지 집안 내, 회사 내에서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가풍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풍이 가족 간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 흔들리지 않고 지켜져 왔기에 여러 차례의 상속과 계열분리 과정도 잡음 없이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며 이것이 LG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또 한번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원고 중 한 명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사진)가 이번 소송과 연관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이다. 김영식 여사와 구씨 자매 모두 경영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맏사위인 윤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게 아니냐는 추론이다.

윤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나와 2000년부터 블루런벤처스에서 일했다. 이후 제너럴 파트너(GP)로 활동하며 국내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구 전 회장 장녀인 구연경 씨와 결혼하며 LG그룹과도 인연을 맺었다.

블루런벤처스는 핀란드 노키아가 설립한 노키아벤처파트너스가 모태다. 이후 노키아 이름을 떼고 독립계 투자회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국내 투자도 단행했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이스트애로우파트너스 등이 블루런벤처스의 관계 투자사들이다. 애그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그린랩스 등 일부 투자기업들의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