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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M&A 등판한 한솔제지, 대보마그네틱 인수 노림수는 인수의향서 제출, 가격 3000억대 예상...재무여력은 글쎄

조은아 기자공개 2023-03-17 10:14:0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가 오랜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제지업과 무관한 대보마그네틱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대보마그네틱은 2차전지 관련 탈철 장비를 생산하는 곳이다. 한솔제지 역시 2차전지 사업의 높은 성장성을 눈여겨봤던 것으로 알려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보마그네틱 인수전에 한솔제지가 출사표를 냈다. 대보마그네틱 지분 매각 작업을 주관하고 있는 삼정KPMG가 지난주 구속력 없는 가격제안(넌바인딩 오퍼)을 받는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한솔제지를 포함해 7곳의 원매자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7곳 가운데 전략적투자자(SI)는 한솔제지와 덕산홀딩스뿐이다.

한솔제지가 M&A 시장에 뛰어든 건 2019년 이후 4년여 만이다. 당시 전주페이퍼(신문용지)와 태림포장(골판지) 인수를 추진했다. 본입찰에는 불참했으나 이후에도 한동안 M&A 시장을 주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만큼 조만간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1994년 설립된 대보마그네틱은 원료나 폐기물에 섞여있는 철 또는 비철금속을 제거하는 탈철장비를 제조하는 곳이다. 특히 배터리 전자석탈철기(EMF) 분야 1위 기업이다. 2차전지 제조기업, 혹은 2차전지 소재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2차전지는 원료에 미량의 철만 포함돼도 품질이 떨어진다. 또 금속 이물질이 배터리 발화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탈철은 2차전지 제조에서 꼭 필요한 공정으로 꼽힌다.

실적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71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거뒀다. 전년보다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362% 급증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필수 장비인 EMF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올해는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2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신성장동력으로 소재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며 장비사업과 소재사업 두 축으로 운영 중이다.

한솔제지가 대보마그네틱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제지업 자체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제지업은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워낙 많다. 우선 종이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펄프의 가격 변동성이 높다. 게다가 펄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환율과 운송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한솔제지의 수익성은 매년 펄프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환율, 운송비에 좌우되고 있다. 모두 한솔제지에서 손을 쓰기 힘든 외부 변수들이다. 실적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1년에는 운송비 증가의 영향으로 실적이 대폭 악화됐고 지난해에는 고환율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4579억원으로 전년보다 34% 늘었다. 영업이익은 1302억원으로 전년보다 114.4% 급증했다. 범위를 넓혀 한솔제지의 최근 5년 영업이익을 살펴봐도 600억원대에서 1300억원대를 오간다. 안정적 실적을 내기 위한 고민 역시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다. 한솔제지로선 요즘 가장 뜨거운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드는 동시에 제지업의 한계 역시 극복할 수 있는 대보마그네틱 인수에 뛰어들 이유가 많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재무여력만 보면 완주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이준각 대표와 특별관계자 소유 지분 총 45.3%다. 매각자 측이 요구하는 가격은 45.3% 지분 기준 3000억원 중후반대로 알려진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수치다.

지난해 말 한솔제지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연결기준으로 744억원대에 그친다. 그나마도 전년 말의 260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호실적의 영향으로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좋지 않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97.6%, 차입금 의존도는 45.3%에 이른다. 사업 영위를 위한 자산 중 절반 가까이가 외부로부터 빌린 돈인 셈이다. 남의 돈을 빌리지 않고서는 대규모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미 차입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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