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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 분석]LG에너지솔루션, 골든타임 IPO가 가져다 준 선물조달 자금 일부 단기금융상품 투자로 수익 창출, 이자비용 리스크 회피

박기수 기자공개 2023-03-22 07:40:01

[편집자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2년 초 0%였지만 연말에는 4.5%까지 치솟았다. 국내 기준금리 역시 연초 1.25%에서 1년 만에 3.5%까지 상승했다. 기준금리와 함께 시장금리도 급격히 상승하자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던 기업들은 상상 이상의 비용 상승을 감내해야 했다. 차환이냐 상환이냐를 놓고 이전보다 더욱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금리 상승의 압박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이를 슬기롭게 대처한 기업들도 있다. THE CFO가 2023년 현재 이자비용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현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3: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굳건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수반되는 이자비용 상승 등 관련 리스크를 자연스럽게 회피했다. 비결은 선제적 자금조달이었다. 작년 초 기업공개(IPO)로 약 10조원을 조달한 후 일부 금액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면서 발생한 이자수익이 상당했다. 이자수익 증가분이 이자비용 증가분보다 많을 정도였다.

◇이자비용보다 훨씬 늘어난 이자수익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연결 기준 차입금 이자비용으로 113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기록한 670억원보다 69.7% 늘어난 수치다.

이자비용 상승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금융기관 관련 이자였다. 2021년 307억원에서 작년 609억원으로 약 2배 늘어났다. 표면이율이 고정된 사채의 경우 이자비용이 2021년 514억원에서 작년 574억원으로 크게 늘어나지 않았던 점과 상반된다.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차입 금리 상승분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21년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단기차입 금리는 약 1.2% 수준이었다. 작년 말에는 2.63~5.56%까지 상승했다. 외화대출은 3~6개월 리보(LIBOR)·유리보(EURIBOR) 금리에 가산한 값을 적용받아 시장금리 상승에 이자비용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이자비용 상승분에 대한 부담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작년 IPO로 조달한 금액 중 투자에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단기금융상품 등에 투자하면서 상당량의 이자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의 이자수익은 1527억원으로 2021년 218억원보다 약 7배 늘어났다. 이자수익 1527억원은 이자비용 1137억원보다 34% 많은 금액이다. 2021년 대비 증가폭을 비교해봐도 이자비용(467억원)보다 이자수익(1309억원)이 훨씬 많이 늘어났다.

이자수익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금융기관예치금으로부터 발생한 이자수익이 압도적이다. 1527억원 중 약 94%인 1439억원이 금융기관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이다. 나머지 약 88억원은 대여금 및 수취채권에서 발생했다.


이자수익의 원천은 현금성자산 계정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작년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현금성자산은 5조9380억원으로 2021년 말 1조2829억원 대비 약 4.6배 늘어났다.

현금성자산 중 은행예금이나 보유현금량은 작년 말 1조624억원으로 1조44억원 수준이었던 2021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현금등가물이 2021년 말 2785억원에서 작년 말 4조8755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현금등가물은 단기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 등을 뜻한다. 1527억원의 이자수익의 원천이 바로 이곳인 셈이다.


◇비결은 'IPO 골든 타임 사수'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초 IPO를 단행하면서 국내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로 2023대 1을 기록하면서 국내 유가증권시장 IPO 수요예측 역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IPO가 마무리 된 시점 직후부터 시장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제로(0)'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급등기가 시작되면서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졌다. 작년 말에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자금시장과 더불어 일반 회사채 시장까지 악영향이 왔다. '돈'맥경화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주력 사업 부문의 물적분할 이후 IPO 실시에 대한 금융당국의 비판적 시각이 짙어진 점도 LG에너지솔루션 IPO 이후 시점이었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이 결정됐을 당시에도 LG화학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는 등 설득 과정을 거쳐 결국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2021년 이후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연결 영업이익 7685억원에 이어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은 1조2137억원을 영업이익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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