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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발 AI 대전]국내 첫 GPT-3 서비스 꺼낸 SKT, 7년을 갈고 닦았다[통신]NUGU부터 한국어 언어모델 고도화까지…HW·SW 역량 결집, 전사 조직에 AI 이식

이장준 기자공개 2023-03-21 13:04:59

[편집자주]

챗GPT가 쏘아올린 인공지능(AI) 검색엔진과 하이퍼스케일 AI 등이 순식간에 메가 트렌드로 부상했다. 누군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누군가는 위협을 느끼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IT·플랫폼, 게임, 블록체인 기업들이 이 변화를 놓치면 도태된다고 판단해 기존 비즈니스에 AI를 접목하거나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AI 전략을 짚어보고 특장점이 무엇인지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은 작년 5월 세계 최초 한국어 GPT-3 상용화 서비스 '에이닷(A.)'을 선보였다. 유영상 대표 취임 이후 'AI 컴퍼니'로 전환을 선언하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B2C로 고객과 만난 거대언어모델 기반 서비스로는 '챗GPT'보다도 앞섰다.

여기에는 약 7년에 걸쳐 AI 역량을 쌓아온 히스토리가 담겨 있다. AI 음성인식 디바이스 '누구(NUGU)'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개척하고 기술 측면에서는 한국어 언어모델을 꾸준히 고도화했다. SK ICT 패밀리 데이터를 결합하고 그룹 내에서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역량을 결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동안 통신사는 다른 ICT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객 관여도(engagement)가 약했다. 하지만 AI 시대를 맞으면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주도권을 되찾을 기회를 맞았다. SK텔레콤이 전사 조직에 AI를 결합하면서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AI 대전환(AIX)을 꾀하는 이유다.

◇2016년 NUGU 서비스, 토종 GPT-3 꾸준한 개발 노력 끝에 탄생한 '에이닷'

SK텔레콤은 2016년 'T브레인'이라는 AI 연구·개발(R&D) 조직을 신설하며 AI 기술 내재화, AI 기반 서비스 개발, 인재 영입 등을 추진해왔다. 내부적으로 2012년부터 AI·음성인식·자연어 처리 엔진 등 선행 기술을 개발해왔는데 향후 신성장 동력의 큰 축이 되겠다고 판단해 본격적으로 힘을 실었다.

그해 단순 R&D에 그치지 않고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 누구(NUGU)를 출시해 AI 대중화 시대 첫발을 뗐다. 한국어 특화 음성 인식 기술은 목소리 톤, 억양, 사투리까지 알아들을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딥 러닝(Deep Learning)을 접목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스스로 진화하도록 구성했다.


2018년부터는 AI 언어모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AI 언어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GPT-3에 이용된 데이터가 대부분 영어 기반이기에 한국어 AI 중심의 토종 GPT-3 개발에 직접 투자해왔다.

이듬해 'KoBERT(Korean 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ations from Transformers)'를 개발해 고객센터 챗봇 등에 현재 활용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나 뉴스 등에서 수집한 수백만개의 한국어 문장으로 이뤄진 대규모 말뭉치(corpus)를 학습해 기존 BERT의 한국어 성능 한계를 넘어섰다.

2020년에는 'Ko-GPT-2' 개발을 완료해 챗봇의 대화를 더욱 자연스럽게 발전시켰다. 이어 뉴스나 문서를 고품질 요약문으로 만드는 등 텍스트 처리 능력이 뛰어난 'KoBART'를 개발해 자연어 이해 및 처리 영역 기술력을 강화했다.

작년에는 국립국어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AI 한국어 모델' 개발에 나섰다. 175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고 있는 GPT-3와 유사한 성능을 발휘하는 한국어 범용 언어 모델(GLM) 개발을 시작했다. 언어 관련 문제 풀이, 글짓기, 번역, 주어진 문장에 따라 간단한 코딩까지 가능한 수준이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해 5월 AI 서비스 '에이닷(A.)'이 탄생했다.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인 에이닷에는 자체 개발한 GPT-3 기반 한국어 범용 언어모델인 GLM이 탑재됐다. 에이닷 캐릭터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고 감정을 기반으로 한 자유 대화도 가능하다. GLM을 '대화'에 특화해 적용한 사례는 국내 최초에 해당한다.

여기에 SK ICT 패밀리가 축적해온 데이터도 든든한 무기다. 12페타에 이르는 전 국민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AI 기술 역량을 통합적으로 갖췄다는 것도 강점이다. 자회사인 사피온을 통해 국내 기업 최초로 AI 반도체를 상용화했고 비전 AI 기술과 같은 AI 플랫폼, 에이닷으로 대표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아우른다.

◇"플랫폼에 넘어간 고객 주도권 되찾는다" AI 전담 조직 넘어 전사 AIX 추진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 취임 이후 AI 컴퍼니로 전환을 선포하고 최근 △고객(서비스)·기술 △시공간 △산업-AIX △Core BM △ESG 등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고객·기술 부문에서는 에이닷 등 AI 서비스를 통해 고객 관여도(engagement)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동통신사 특성상 고객과 접점이 약해 AI 서비스를 성공시킬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SK텔레콤은 현재는 매각했지만 과거 싸이월드나 멜론 등 서비스를 성공시킨 경험도 갖고 있다. 에이닷을 킬러 콘텐츠로 키워 플랫폼으로 넘어간 고객 주도권을 다시금 찾아오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회사 조직도 여기 발맞춰 AI를 곳곳에 이식하고 있다. 아폴로TF는 에이닷 출시 이후 A.추진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규모를 키웠다. 에이닷 서비스뿐 아니라 초거대 AI 기술 개발까지 담당한다.

기존 R&D를 담당하던 T3K 조직 역시 AI에 초점을 맞춰 AIX 조직으로 변모했다. AI 핵심 기술과 우수 인재를 보유한 유망 기업 투자 등을 통해 AI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회사 전반과 타 산업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유무선 통신 △엔터프라이즈 △미디어 등 기존 사업을 AI 기반으로 재정의하는 Digital혁신CT 조직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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