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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F-ABCP 긴급점검]한국증권, 신용보강 확 줄였지만 '브릿지론' 부담가중③1분기 신용보강, 전년대비 절반 줄어든 7648억…브릿지론 연장 급급, '폭탄돌리기' 우려도

이상원 기자공개 2023-03-28 13:13:15

[편집자주]

위기를 간신히 넘기긴 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전국 단위로 미분양률이 급증하며 PF대출 상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브릿지론을 단기로 차환 발행하며 버티던 증권사도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올 1분기 만기 도래를 앞둔 증권사 보증 PF-ABCP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단기자금시장 리스크가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PF-ABCP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리스크를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신용보강(신용공여) 규모를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였다. 높은 우발채무를 지적받아 오면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 장기화 속에서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 딜 위주라는 점에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간 사례가 한 건도 없다. 지금까지 단기로 롤오버하며 '폭탄돌리기'로 버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위기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한국투자증권은 보수적인 모니터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확 줄어든 신용보강…미분양률 증가에 여전히 '불안'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분기 만기 도래하는 한국투자증권의 PF-ABCP는 1조825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이달에만 3709억원이 만기 도래한다. 작은 규모의 브릿지론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부동산PF 딜 가운데 62% 가량이 100억 미만으로 나타났다.

신용보강 규모는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올 1분기 들어 신용보강을 진행한 유동화증권은 7648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6055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이러한 감소세는 자기자본 대비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10월 신용보강 규모는 1조920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6.8%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6조5925억원) 대비 현재 11.6%까지 낮췄다. 그동안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자 이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모든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로는 볼 수 없다. 여기에는 현대카드 신종자본증권을 기초로 한 2800억원 한도의 유동화증권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은 증권사의 부동산PF 사업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올 1분기 진행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프로젝트 가운데 다소 규모가 있는 딜에서 지방 비중이 높다. 400억원의 신용보강을 제공한 제이스마트제육차는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100-3번지에 공장부지 개발사업이다.

776억원에 대한 신용보강을 부담한 제이부르크제오차는 강원도 속초시 영랑동에 오피스텔 아이파크스위트 개발사업이다. 27층 570세대 1개 동으로 만들어진다. 시공사로 대형 건설사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지만 최근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점에서 불안하다.

이 외에 중견 건설사에 대한 지원도 늘려가고 있다. 태영건설이 설립한 SPC 프로젝트티와제이차에 중순위 1200억원 한도로 신용보강을 진행했다. 아이에스동서의 사모사채를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 300억원에도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다만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률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지방 한국투자증권에는 불리해진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대우건설이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 시공권을 포기하는 등 지방 사업장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기명 크레딧 연구원은 "지방사업장 등 사업성이 떨어지는 미착공 현장에서 시공사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확보해도 대우건설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우건설의 시공권 포기는 부동산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전한 브릿지론 리스크, 갈수록 커지는 부담

한국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5조2641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79.85% 수준이다. 94.2%로 거의 100%에 달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큰 개선을 보였다. 하지만 규모를 떠나서 질적으로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브릿지론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브릿지론은 토지매입부터 인허가 등의 리스크가 있다. 또 증권사들이 대체로 후순위로 참여하는 경향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가운데 후순위 비중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브릿지론 후순위 딜은 일반적인 LTV 수준을 넘어선다. 따라서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면 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브릿지론에서 신규 본PF로 넘어간 사례가 전무하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일때는 브릿지론 초반 사업에 참여하며 협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워나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리스크가 높은 초기 브릿지론 딜에 많이 참여해 왔지만 호황일때는 본PF로 전환이 잘 됐다"며 "내부적으로 만기 연장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하반기들어서 만기가 집중되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모니터링을 강화해 리스크 현실화를 차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PF 포함한 대체투자 자산에 대해 사업장 실사를 강화하고 지역·유형별로 세분화해 관리하고 있다"며 "신규 딜에 대해서는 보수전인 판단 기준을 적용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신용정보, LTV 등 핵심지표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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