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SMR 경쟁력 점검]'후발주자' 포스코이앤씨, 국책사업 참여 '다크호스'⑤원전경험 없어도 계열사 협업경쟁력 '우수', 합작사 스마트파워 등 눈길
성상우 기자공개 2023-03-28 07:43:19
[편집자주]
SMR은 대형 건설사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미래 먹거리 '원픽' 사업이다.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생산 체계에 걸맞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잠재 시장 규모가 막대하다. SMR 시장은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맞물려 폭발적인 도약기를 맞이할 분위기다. 사업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경쟁력은 각각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약자이지만 관련 사업 진출 의지는 어느 곳보다 강하다. SMR 시장을 미래 에너지 산업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할 블루오션으로 보고 사업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비록 원전 경험은 없더라도 발전소 및 플랜트 시공 전반에 대해서는 국내 최정상급의 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막강한 시너지 요소다. 원천 기술만 어느 정도 확보된다면 가장 강력한 사업자로 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2010년부터 국책사업 'SMART' 참여
포스코이앤씨의 SMR 기술 확보전은 13년 전부터 시작됐다. 선발 주자를 가장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길이 원천 기술 확보라고 판단해 일찌감치 국책 사업부터 단계를 밟았다.
한국전력 주도의 'SMART‘ 국책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이 시작이다. 당시 포스코그룹의 일원으로 포스코, 포스코엔지니어링(합병 이전), 포스코DX와 함께 국책사업에 참여했다.
프로젝트의 사업화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스마트파워’의 지분도 취득했다. 당시 포스코이앤씨는 최초 출자금으로 10억2800만원을 댔다.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파워 주식 55만7710주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로는 17.31%다.
스마트파워 주주 13개사 중 종합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 단 두곳이다. 나머지 주주로는 한전KPS를 비롯해 수산ENS, 일진전기, 일진파워, 성일SIM, BHI, 티엠씨, 에프에스티, 우리기술, 금양산업개발, 금화PSC 등이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SMART 사업을 지렛대 삼아 해외 원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기회도 서서히 잡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사이에 체결된 ‘SMART 건설 사전설계’ 양해각서(MOU)로 원자력 발전 기본설계 주체로 참여하게 된 것이 시작이다. 다만 이 사업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탈원전 바람 탓에 잠정 보류된 상태다.
최근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 주도로 ‘SMART’ 건설을 위한 표준설계 변경인가가 진행 중이다. 이와 맞물려 SMART 사업 협의체를 중심으로 체코, 인도네시아,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과 파트너십 MOU가 잇따라 체결됐다. 협의체 주요 참가사인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선 해외 SMR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는 협약들이다.
포스코이앤씨는 SMART 국책사업 초기부터 참여한 덕분에 해당 사업 모델로 해외 SMR 사업이 진행될 경우 시공사로 참여할 수 있는 우선권을 확보한 상태다. 똑같이 우선권이 있는 대우건설과 공동 시공 형태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전담조직 '원자력사업추진반' 설치…투자 의지 '확고'
후발 주자로서 국책 사업을 통한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아직 민간 기업 투자 내역은 없다. 그러나 투자 의지는 확고하다. 자본력이 탄탄한 만큼 경쟁력 확보에 적절한 투자처를 찾는다면 과감한 투자도 불사하겠다는 스탠스다. 우선 한국형 SMR 사업인 ‘i-SMR’ 투자참여를 최우선으로 고려 중이며 향후 해외에서 개발 중인 노형에 대해서도 개발펀드를 조성하는 식의 투자 참여 방식을 모색 중이다.
포스코이앤씨가 SMR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시그널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올해 초 사업계획 발표에서 한성희 사장이 “중장기적으로 원전 분야에 진출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엔 내부에 사업 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플랜트사업본부 산하 발전사업실 아래에 신설한 ‘원자력사업추진반’이다. 조래언 반장(상무보)이 이끌고 있다. 원전 사업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직을 구성한 뒤 한창 전문 인력을 채워나가고 있는 단계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현재 사업에 필수 품질 자격인 국내 KEPIC 설계·시공 인증과 해외 ASME 시공인증을 보유 중”이라며 “SMR 실적과 기술이 확보되면 원자력 발전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핑크수소’ 생산 및 판매까지 그룹 사업을 확장하는 사업모델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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