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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녹색채권'으로 조달 지도 넓힌 포스코퓨처엠③최근 세 차례 발행한 회사채 '모두 녹색채권'...높은 유효수요로 '조달비용 감소' 효과

양도웅 기자공개 2023-05-22 07:19:29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1: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SG채권의 일종인 녹색채권을 발행해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1년간 총 세 차례 발행한 회사채가 모두 녹색채권일 정도다. 조달 전략 선택지에 녹색채권이 확실하게 자리잡은 모양새다.

조달처 다각화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큰 규모의 설비투자와 지분투자를 집행해야 하면서도 투자금은 부족한 포스코퓨처엠에 필수 과제로 꼽혀 왔다. 금융기관과 일반 회사채 시장 등 기존 영역에만 의존해서는 매년 필요한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녹색채권은 동일한 등급의 회사채보다 일반적으로 발행금리가 낮아 이자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 관리가 중요해진 포스코퓨처엠으로서는 녹색채권 발행이 적절한 대안인 셈이다.


◇1년간 녹색채권으로 1조 확보...양극재 설비투자에 60% 분배

지난달 포스코퓨처엠은 녹색채권(AA-/안정적)을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을 발행했다. 조달 자금 3000억원을 모두 포항 양극재 공장을 짓는 데 투입한다.

불과 두 달 전에도 동일한 트랜치로 녹색채권(AA-/안정적)을 발행해 총 4000억원을 확보했다. 단 조달 자금을 모두 설비투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한 지난달과 달리 2319억원은 올해 5월과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1358억원은 음극재 공장을 짓는 데, 나머지 323억원은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와 리튬을 매입하는 데 사용한다.

1358억원을 투입하는 음극재 공장은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공급하는 인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는 곳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얼티엄셀즈와 9393억원 규모의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지 두 달여 만에 관련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인조흑연 음극재는 천연흑연 음극재보다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 이차전지의 충전 속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4월에도 포스코퓨처엠은 녹색채권(AA-/안정적)을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발행했다. 이 가운데 1700억원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한 양극재 생산법인인 절강포화(ZPHE)에 대한 출자금으로 사용했다. 나머지 1300억원은 포항 양극재 공장의 증설 자금으로 사용했다. 전액 양극재 생산을 위한 투자금으로 쓴 셈이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1년간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녹색채권이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원에 달한다. 이 중 60%를 양극재 설비투자에 투입한다. 녹색채권이 조달 방식 중 하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포스코퓨처엠산 양극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점이 확인된다.

최근 녹색채권 발행을 주관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공동주관사단은 실사 보고서에서 "에너지소재사업의 지속 성장에 따라 동 사업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더 증가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GM 등과 협력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에도 에너지소재 본부를 중심으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차입 증가율보다 낮은 이자비용 증가율...녹색채권 효과?

대개 녹색채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발행금리가 낮은 경향을 띤다. 전 세계가 친환경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필요성이 증대되자 많은 투자자가 해당 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높은 청약 경쟁률, 그에 따른 낮은 발행금리로 이어진다.

가령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발행한 녹색채권도 당초에는 총 15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6배가 넘는 총 1조600억원의 유효수요가 몰려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많은 수요가 몰리자 공모희망밴드 하단에서 발행금리를 결정할 수 있었다. 지난달 발행한 녹색채권 중 3년물 2000억원의 발행금리는 3.838%, 5년물 1000억원의 발행금리는 3.957%다. 3년물은 개별민평 대비 -9bp, 5년물은 -21bp에서 수요를 채웠다.

약 한 달 전 동일 등급인 LG CNS(AA-/안정적)의 3년물 2300억원이 개별민평 대비 -2bp, GS EPS(AA-/안정적)의 5년물 1000억원이 개별민평 대비 -22bp에서 수요를 채웠다. 이들의 발행금리는 각각 4.443%, 4.541%로 포스코퓨처엠의 동일 만기 녹색채권 발행금리보다 모두 높았다. 웃돈을 얹어주고 발행한 셈이다.

녹색채권으로 조달처를 다각화한 것과 녹색채권의 낮은 발행금리는 매년 사업으로 유입되는 현금보다 설비·지분투자로 유출되는 현금이 많아 수천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포스코퓨처엠엔 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2018년 201억원이었던 차입 총계(차입금+사채)는 2022년 1조3913억원으로 69배 증가했다. 전체 자산에서 차입 총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2%에서 30%로 15배 늘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의 적정선을 30% 이하로 평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계선에 있는 셈이다.


이와 달리 이자비용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5년간 차입 총계가 69배 늘어나는 동안 차입금과 사채 관련 이자비용은 6배 가량 증가했을 따름이다. 절대적 규모도 지난해 99억원으로 3조원 넘는 매출액을 기록한 점과 비교했을 때 크다고 보기 어렵다. 녹색채권을 포함해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조달처를 적극 발굴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물론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없는(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상황에선 이자비용 99억원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지원 가능성 등이 차입금의존도를 일정 수준에서 통제할 것으로 예상되나 향후에도 양극재, 음극재 설비투자 등으로 자금 지출을 계획하고 있어 차입 부담은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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