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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지금]현대무벡스와 현대아산에 거는 기대④현대아산, 그룹 전략기획본부 임원 포진…현대무벡스, 그룹 미래 신사업 기대

조은아 기자공개 2023-05-26 07:26:55

[편집자주]

'현대'라는 이름이 현대사에서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현대차그룹, HD현대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현대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20년의 역사는 이름이 주는 영광과 달리 고난의 연속이었다. 최근 현대그룹은 10년에 걸친 쉰들러와의 소송을 마무리했다. 패소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전액 납부하면서 소송 리스크는 일단락된 모양새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실질적 지주사로 둔 지배구조에도 변함이 없다. 더벨이 현대그룹의 '지금'과 회사가 당면한 과제들을 면밀히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2분기 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현대그룹 안팎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긴하지만 1996년 코스피 상장 이후 첫 적자였던 탓이다. 그룹 차원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의존도를 낮출 만한 다른 계열사 육성이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그룹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외에도 현대무벡스, 현대아산, 현대경제연구원,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블룸비스타호텔앤컨퍼런스, 현대글로벌 등의 계열사가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곳은 현대무벡스와 현대아산이다. 두 회사 모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룹 상징성 보여주는 현대아산, 핵심 인물 두루 포진

현대아산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300억원을 수혈받았다. 현대아산이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현대엘리베이터가 참여하면서다. 유상증자 참여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율은 기존 73.9%에서 82.03%로 높아졌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아산 구하기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9년 3월에도 현대아산 주식 713만3807주를 357억원에 취득했다.

현대아산은 현대그룹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10년을 훌쩍 넘게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유독 마음이 가는 곳으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그룹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곳으로 상징성도 크다.

이는 현대아산 경영진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아산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으로 구성됐는데 현정은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현대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본부 소속으로 이뤄졌다.

우선 전략기획본부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백훈 사장이 현대아산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백훈 사장은 SK해운 출신으로 2007년 8월 현대상선에 영입돼 지금까지 현대그룹에 몸담고 있다. 이밖에 역시 전략기획본부 소속인 도익환 상무도 현대아산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젊은피' 수혈도 이뤄졌다. 올해 1월 전략기획본부에 합류한 이용운 상무도 현대아산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화장지를 만드는 쌍용씨앤비에서 대표를 지낸 뒤 가정간편식(HMR) 밀키트를 생산하는 프레시지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 1981년생으로 40대 초반이다.


현대아산은 대북 사업이 중단되자 건설 사업을 주력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2001년 토목공사 면허를 취득했고, 2005년 종합 건설 면허를 취득했다. 북한에 호텔과 공장을 짓기 위해 확보한 기술력을 국내에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건설 사업에서 나온 매출은 전체 매출의 85.5%에 이르렀다. 택지개발, 도로, 하수처리 등 공공부문은 물론 주택, 공장시설, 상업시설 등 다양한 공사를 하며 경험을 쌓앗다. 다만 절대적 규모는 크지 않다. 연매출이 2000억원대에 그치고 아직은 불확실성도 높다.

현대아산은 2021년 영업이익 51억원을 내며 무려 1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흑자를 이어가긴 했지만 영업이익이 16억원에 그쳤다. 올해 역시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줄었고 영업손실 4억3000만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재무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아산의 자본금은 1610억원, 자본총계는 395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이후 올해 3월 진행된 무상감자로 537억원까지 줄었던 자본금은 5월 31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주금 납입이 완료되면서 851억원이 됐다. 자본금이 줄면 자본잠식률 역시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 현대아산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77.5%에서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규모 작아도 신사업 활발한 현대무벡스, 현정은 회장이 이사회 의장

현대아산이 그룹의 과거,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룹의 현재를 각각 보여준다면 현대무벡스는 그룹의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현대무벡스는 기존 현대엘리베이터 물류자동화사업부문과 시스템통합(SI) 기업 현대유앤아이가 합병해 2017년 출범했다.

현재 사업은 크게 물류자동화,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 IT서비스로 나뉘며 이 가운데 물류자동화 사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지난해 매출 비중을 보면 순서대로 64%, 12%, 24%였다. 주력 사업인 물류자동화 사업은 국내 물류 시장의 급성장으로 성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대그룹이 현대무벡스를 따로 떼어낸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무벡스는 현대엘리베이터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신규 사업으로 2차전지 물류 시장에 진출했고 올해 호주에 스크린도어를 수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해외 진출의 물꼬도 텄다.

특히 호주의 스크린도어 입찰은 무려 3년에 걸쳐 진행됐다. 내부에서도 입찰이 진행되는 동안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첫 스크린도어 해외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스크린도어의 경우 시장이 포화돼 한계가 있는 만큼 이번 수출을 계기로 앞으로 선진 시장에서 수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물류자동화 부문에서도 새로운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모기업의 2차전지 양극재공장 자동창고 공사를 수주하며 2차전지 부문에도 진출했다. 현대무벡스는 당시 2차전지 관련 수주 확대를 목표로 전담 신사업팀을 내부에 만들었다. 올 들어서도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무벡스는 4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700억원 규모의 2차전지 전극·조립 공정의 물류자동화 장비 공급 계약 2건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제약바이오 산업 대상 스마트물류 사업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의약바이오기업 '싸토리우스'의 송도캠퍼스 자동창고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해외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현대무벡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사회 합류와 동시에 이사회 의장도 맡았다. 신사업 진출과 해외 시장 개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의사결정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수강 대표다. 그는 올해 초 현대무벡스 대표로 영입됐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LG CNS, 마크로젠 등에서 30년 가까이 경력을 쌓았다. LG CNS에서 스마트물류 사업 진출의 초석을 다졌고 최근까지는 바이오헬스케어 회사 마크로젠의 대표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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