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에너지 road to IPO]'삼성SDI 글로벌 병참기지' 협력 속 홀로서기 모색②총 매출비 90% 차지, 2대주주…EU·美 투자 보조 맞추며 독자 전략장비 개발 속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3-05-25 13:23:01
[편집자주]
2차전지 장비 대어로 평가되는 필에너지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우수한 레이저 공정 기술과 안정적인 판로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톱티어 메이커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타사의 이정표가 될 모회사 환원책, R&D 플랜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조립공정용 장비를 생산하는 '필에너지'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과정에 돌입하면서 삼성SDI와의 전략적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필에너지는 글로벌 2차전지 캐파를 확장하고 있는 고객사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전략장비를 개발, 출시해 회사의 업사이드 포텐셜(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김광일 대표를 비롯 삼성SDI 출신 중역들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필에너지는 올 1분기 매출액 730억원, 영업이익 75억원, 당기순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긴 하지만, 지난해 말 실적 대비 이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통상 1분기는 장비 제조사들의 비수기로 분류된다. 필에너지는 지난해 말 매출액 1897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기록하면서 8.9% 수준의 영업이익률, 2.0%의 순이익률을 보였지만, 올 1분기 이익률 10.3%, 순이익률 7.8%로 채산성을 더 강화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5/23/20230523144537688.png)
예년에 비해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늘어난 것은 삼성SDI가 올해 글로벌 투자의 시동을 걸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기존 헝가리 공장과 별도로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를 통한 신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공격적 투자 행보와는 차별된 '정중동'의 행보를 보였으나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기존 유럽 거점인 헝가리 공장과 별도로 미국 합작사를 통해 셀 라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SDI와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필에너지가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 "올 하반기부터 발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내년 께 관련 실적이 대거 매출로 산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사업 파트너를 뛰어넘어 필에너지의 주요 주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부터 필에너지 모회사인 필옵틱스와 협력을 통해 스태킹 신공정 장비(Z-Stacking 설비)를 공동으로 개발한 데 이어 2020년 필에너지 설립 이후 6개월 만에 필에너지 유상증자에 참여, 2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필에너지는 삼성SDI를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신주 6만주(보통주)를 발행했다. 현재 삼성SDI의 지분율은 20%다.
삼성SDI는 이번 공모과정에서 3개월의 락업(지분 보호예수)을 자발적으로 설정하면서 필에너지를 측면 지원했다. 모회사는 6개월을 설정했다. 필에너지의 스태킹 설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받는 형태라 필에너지 상장 후 지분 매도의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락업을 통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공표했다는 분석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3만원) 기준 공모 후 삼성SDI의 보유 지분가치는 512억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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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에너지는 상장 이후에도 삼성SDI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전략장비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스태킹 장비가 삼성SDI와 공동개발을 통해 출시됐고, 고객사 라인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해당 장비와는 결이 다른 장비로 신규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필에너지가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레이저 노칭 설비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 노칭은 양극, 음극 탭을 제조하기 위해 무지부(양극활물질이 코팅되지 않은 부분)를 제거하는 핵심 공정이다. 기존 금형(프레스) 설비 방식은 잦은 교체와 절단부 품질 문제로 고속화 공정 대응이 어려워 최근 고속 레이저 노칭기가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다. 필에너지는 2016년부터 양산 공급을 시작한 레이저 노칭 부문의 톱티어 메이커다. 북유럽 신흥 2차전지 메이커 등을 대상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에너지 관계자는 "기존 노칭 공정에서는 금형 설비를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 신규로 2차전지 시장에 진입하는 메이커들은 레이저 설비로 공정을 변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레이저 부문에서 정상급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자사로서는 새 시장이 열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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