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산업은 흔히 '불황에 피는 장미꽃'으로 불린다. 경기 불황기마다 역으로 활황세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국내 게임업계에는 이 속설이 적용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몰아친 글로벌 경기침체 찬바람에 속수무책이었다. 코로나19 특수라는 축배에 취해 무리한 투자를 벌였던 게임사들은 예상치 못한 적자 폭탄을 맞았다. 올해 연일 게임업계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배경이다.하지만 불황의 그림자가 모든 게임사에 드리운 것은 아니다. 태평한 표정으로 "요새 저희 업계가 불황인가요"라고 되묻는 게임사 관계자도 있다. 실제로 고공성장을 이어간 게임사도 상당수 존재했다. 국내 게임업계 맏형 격인 '넥슨'은 단연 발군이었다. 올해 1분기 국내 게임사 최초로 1조원대 분기 매출을 창출했다. 국내 빅3 게임사를 뜻하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체제가 끝나고 1N 시대가 열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불황 속에서 호성적을 거둔 게임사들은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보였다. 바로 게임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넥슨은 국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게임 포트폴리오를 갖춘 게임사로 평가받는다. 최근 냉랭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거침없이 상장을 추진 중인 '시프트업' 역시 게임성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시프트업은 2021년 연구개발비용(R&D비용)으로 총 155억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당해 매출의 무려 90.7%에 해당한다.
경영진의 혜안으로 불황을 피해간 게임사도 있다. '엠게임'이 대표적이다. 여타 게임사와 달리 호황기에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걷지 않았다. 불황기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을 예견하고 '정중동' 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불어 닥친 게임 개발자 연봉인상 바람 속에서도 고정비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해 40.9%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은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 아닌 셈이다.
이제 관건은 불황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다. 기억해야 할 점은 불황과 호황은 순환한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불황도 언젠가는 끝난다. 불황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다시 희망찬 분위기의 호황이 찾아오고 그 이후에는 또다시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다. 그때마다 천수답 행보를 보일 수는 없다. 다음에 불황이 찾아오더라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지금 닦아놔야 한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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