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IPO]‘가격차’로 M&A 불발…상장후에도 추가조달 가능성공모 통해 최대 약 4212억 자금 확보…AMR 기업 '밸류' 높아져 추가자금 필요
안준호 기자공개 2023-09-22 13:38:2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15시0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의 클리어패스 로보틱스(Clearpath Robotics) 인수 무산이 당장 공모 일정에 끼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수요예측 일정이 일단락 된 가운데 차후 2, 3순위 후보군 기업들에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신고서 정정 등의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다만 중장기 주가 흐름에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장 이후 추가로 유상증자 등을 통한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수 경쟁에서 확인된 눈높이 차이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현재 공모로 조달한 자금만으로는 M&A 전략 실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복수의 인수 후보군 존재…“밸류에이션에 영향 끼칠 사안은 아니다”
인수합병(M&A) 전략은 두산로보틱스 공모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다. 상장과 함께 조달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해외 로보틱스 기업 투자에 할애했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분야는 자율주행로봇(AMR)이다. 당초 처음 공시했던 증권신고서에는 대략적인 계획만을 밝혔으나 금융감독원과의 논의 끝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고 진행 현황을 적시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성장 전략은 사업 고도화와 신사업 진출로 나뉜다. 스마트팩토리, AMR 등은 신규 사업에 해당한다. AMR 사업은 기존 업체에 대한 50% 이상의 지분 인수를 통해 진출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같은 전략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추정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2025년 121억원 2026년에는 605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가정했다.
인수를 추진했던 클리어패스 로보틱스는 AMR 사업 진출을 위한 최우선 후보군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이 불발되었더라도 공모 밸류에이션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부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에 구체적 업체명을 밝히지 않은 만큼 다른 인수 후보군과의 협상을 통해 사업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정정 신고서에 다수 기업과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금의 사용 목적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군의 기업을 인수 후보로 검토하고 있는지 명시해 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라며 “한 기업과의 M&A 논의가 무산되었다고 신사업 추진이 어렵거나 추정 실적을 바꿔야 한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몸값 치솟는 AMR 기업…공모 자금으론 M&A 쉽지 않을 듯
다만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M&A 추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클리어패스 로보틱스 인수 불발이 가격 경쟁에 있었던 만큼 향후 M&A에 필요한 자금이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산로보틱스 측이 제시한 가격과 로크웰 오토메이션의 인수가는 두 배가량 차이가 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공모 자금의 약 67%를 타법인 투자자금으로 할당했다. AMR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 사업 관련 파트너십 추진 비용도 고려한 숫자다. 1순위 목표인 차입금 상환의 비중은 한 자릿수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을 추진하는 주요 목적은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와 주관사단은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2만6000원으로 정한 상태다.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약 4212억원이며, 이 가운데 M&A에 활용할 수 있는 규모는 3000억원에 못 미칠 전망이다. 현지 외신에서는 로크웰 측의 클리어패스 로보틱스 인수 거래는 7000억원 초반에서 최대 8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배가량 가격 차이가 난 것이 사실이라면 추가 조달 없인 다른 AMR 기업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50% 이상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클리어패스 로보틱스 매각으로 다른 AMR 업체들의 ‘눈높이’도 올라갔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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