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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도전장' 워트, SK하이닉스 발 HBM 흐름탈까 매출 대부분 삼성전자서 발생, 2018년 다변화 성공 불구 올해 성장세 뚝 꺾여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22 08:08:3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내민 '워트'가 SK하이닉스발 디밸류에이션(가치절하) 리스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범 삼성전자(삼성전자+세메스)와는 탄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2018년부터 협력을 이어온 신규 고객사 'SK하이닉스' 관련 매출 성장세가 뚝 꺾이면서 전체 실적에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워트는 약 1043억원의 상장 밸류에이션을 제시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워트는 최근 유상증자 공모(코스닥 상장)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0월 말 혹은 11월 초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다. 공모 주식 수는 총 400만주로 공모가 밴드는 5000~5600원으로 설정했다. 밴드 상단을 기준으로 총 224억원 가량의 공모자금을 유치한다. 10월 5일부터 12일까지 기관 수요예측, 16~17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워트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공정에 필요한 환경제어 시스템을 개발, 납품하는 기업이다. 초정밀 온습도 제어장비(THC), 팬필터유닛(FFU),초정밀 항온기(TCU) 등이 주력 제품이다. 2004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국내 반도체 공정환경제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총 매출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THC는 반도체 포토공정 중 웨이퍼 표면에 PR(포토레지스트)을 도포하고, 건조하는 트랙장비에 장착돼 PR 코팅 및 노광공정을 마치고 나오는 웨이퍼에 제어된 공기를 공급하는 디바이스다. 총 매출 대비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4년 박승배 대표가 설립했다. 당시 반도체 클린룸 장비 업체인 에이스랩 반도체 장비 팀장으로 근무하던 박 대표는 6명의 경력자들을 규합해 대전에 둥지를 텄다. 그해 바로 세메스의 협력사가 되면서 업계의 눈길을 모은 워트는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던 THC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 세메스,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다져왔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1차 협력사로 등록돼 있다.

삼성전자, 세메스와의 안정적인 거래를 통해 성장을 구가하던 워트는 올해 SK하이닉스발 위기를 맞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세메스 등 범 삼성전자에 공급선이 갇혀 있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 영업망을 총가동해 SK하이닉스의 정식 협력사로 등록됐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SK하이닉스향 공급선에 단절이 생긴 탓이다.

실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SK하이닉스 향 매출비는 올해 약 1%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전체 매출 성장세를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워트의 SK하이닉스 관련 매출액은 2020년 10억원(4.4%)를 시작으로 2021년 15억원(5.7%), 지난해 31억원(13.7%) 등 꾸준히 증가하다가 올 상반기 7000만원(0.9%)로 내려 앉았다. 이로 인해 워트는 올 반기 매출액 75억원을 기록, 지난해 총 매출액(228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그나마 낮춰 잡은 상장 밸류에이션 역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절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워트와 키움증권은 유사기업의 평균 PER 배수를 산정, 최근 당기순이익에 대입하는 PER 상대가치 평가법으로 1043억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도출했다. 유사기업은 HPSP(시총 2조4794억원), 유니셈(2472억원), 에프에스티(4882억원), 테크윙(2566억원) 등이다. 모두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사다.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연말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AI(인공지능) 관련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이 본격 열리면서 HBM(고대역반도체) D램의 수요가 급증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10나노 이하 선단(1b 노드) 공정을 기반으로 5세대 HBM인 HBM3E를 최초로 개발,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내면서 내년 상반기 양산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동안 '홀딩' 됐던 장비 발주를 본격적으로 재개하면 워트에도 온기가 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양산 라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워트 입장에서는 '선 상장(IPO), 후 성장'의 도식을 노려볼 만한 환경이라는 이야기다.

워트 측은 "THC 장비는 후공정 HBM시장의 성장에 따라 기존에 판매가 집중되었던 전공정 뿐만 아니라 후공정에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납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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