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부품 작은 거인들]세아메카닉스, HPK 축으로 '그룹사 진화 플랜' 가동③지난해 2차전지 소재 부문 데카머티리얼 물적분할, 에코프로식 벌크업 분석
조영갑 기자공개 2023-10-04 08:17:36
[편집자주]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중 전기차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이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부는 자동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자동차 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3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환경 자동차 등 모빌리티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있는 세아메카닉스의 모회사 에이치피케이(HPK)의 2차전지 관련 사업 전략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20년 세아메카닉스를 인수한 HPK는 지난해 세아메카닉스를 코스닥 시장에 안착시킨 데 이어 HPK 2차전지 사업부문(음극재)을 물적분할해 육성하고 있다. 향후 코스닥 상장의 가능성도 제기된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메카닉스의 모회사 HPK는 지난해 2차전지 음극재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데카머티리얼을 HPK에서 물적분할, 신설하고 음극재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HPK는 지난해 친환경 자동차용 와이어 하네스(Wire Harness)를 제조하는 ㈜HEV를 관계사로 편입시킨 데 이어 데카머티리얼을 물적분할하는 등 HPK 기업집단의 진용을 재정비하고 있다.
세아메카닉스 모회사 HPK는 LG전자 생산기술원 출신 연구원인 조창현 대표가 2008년 설립한 회사다. 뛰어난 레이저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레이저 커팅 설비, DID Laser 가공 시스템 등을 개발, LG전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1612억원의 매출액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중견기업이다. 당기순이익은 649억원에 이른다.
HPK는 지난해 3월 세아메카닉스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킨 뒤 데카머티리얼을 물적분할해 신설하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데카머티리얼은 고용량 Nano-Si/C 복합 음극소재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음극재는 2차전지 양극소재와 더불어 배터리의 필수 소재다. 전기차 뿐만 아니라 ESS(에너지저장장치), 드론, 모바일 등에 두루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세아메카닉스를 통한 사업 확대가 아니라 HPK에서 물적분할해 신설한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세아메카닉스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투자의 기반을 닦았음에도 추가로 외부에 2차전지 관련 업체를 설립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HPK를 일종의 사업 지주사화하고, HPK를 정점으로 2차전지 그룹사를 만들겠다는 조창현 대표의 큰 그림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조 대표가 2020년 세아메카닉스를 인수하고, EV 배터리 업계에서 세아메카닉스의 존재감이 커지자 2차전지 관련 그룹사로 회사를 육성하기 위한 플랜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 대표는 본인이 창업한 HPK를 2021년부터 전문 경영인 고정수 대표에게 일임하고, 2020년 세아메카닉스 대표로 취임해 2차전지 사업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세아메카닉스 주식을 직접 매입(5500주)하면서 책임경영을 시장에 공표하기도 했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조 대표는 HPK를 일종의 지주사로 두고, 세아메카닉스를 필두로 2차전지 소재(데카머티리얼), 전기차 와이어 하네스(㈜HEV) 등 2차전지 관련 그룹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HPK 역시 현재 디스플레이 등 레이저 가공 장비를 제조하고 있지만, 2차전지 용 가공장비 라인업을 구축해 2차전지 토탈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데카머티리얼의 코스닥 상장까지 점치고 있다. 에코프로처럼 하드 비즈니스(부품, 장비)로 시작해 소프트 비즈니스(소재, 서비스)로 확장해 명실상부한 'HPK그룹'을 만드는 그림이다. 국내 양극재 메이커는 다양하지만, 아직 음극재 시장은 플레이어가 다채롭지 않기 때문에 데카머티리얼을 육성해 글로벌 음극재 메이커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조창현-HPK-세아메카닉스/데카머티리얼 식으로 지배구조도 일원화할 수 있다.
다만 데카머티리얼이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생산하는 음극재의 용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데카머티리얼의 재무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실적을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사실상 매출액은 전무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조 대표는 HPK와 세아메카닉스를 그룹사의 축으로 만드는 플랜에 돌입할 것"이라면서 "2차전지 사업 부문의 중핵을 맡고 있는 세아메카닉스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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