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플러스, 3분기 보고서에 드러난 자산 빼돌리기 정황 법정관리 준비부터 계열사로 넘겨, 대여금 상계 처리
이명관 기자공개 2023-11-17 08:19:02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유플러스의 '꼬리자르기'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채권단 측은 그간 공시위반 이외에도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기만행위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알짜 자산을 계열사로 넘겼다는 주장이다. 통상 법정관리 신청 이전 그룹 차원에서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유플러스를 일종의 배드컴퍼니(bad company)로 둔갑시킨 셈이다.대유플러스가 지난 14일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엔 이 같은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대유플러스는 지난 9월 1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3건의 보유 자산 매각을 결의했다. △종속자회사인 대유에이피 지분 매각 △화성공장을 대유에이피에 매각 △대유글로벌 지분 대유에이피에 매각 등이다.
이는 대유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알짜로 통하는 자산들이다. 대유에이피는 대유에이텍과 마찬가지로 그룹 차원에서 지키려고 했던 기업이다. 위니아전자를 비롯해 그룹 전사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가운데서 정상기업으로 남아있었다. 대유에이피는 국내 자동차 스티어링 휠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2001년 자동차 스티어링 휠 사업을 시작했고 2016년 10월 대유플러스가 자동차 스티어링 휠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런 가운데 대유플러스는 갑자기 그룹사인 대유에이텍에 지분을 넘겼다. 이때 반대급부로 현금을 받지 않고 채무상계가 이뤄졌다. 대유플러스는 대유에이텍에 갚아야할 채무가 지난 6월말 기준 74억원 정도 있었다. 당장 상환해야할 여타 채무관계가 존재했지만, 계열사 채무를 먼저 정리한 셈이다.
동시에 대유플러스는 대유글로벌 지분과 화성공장도 대유에이피에 넘겼는데, 이때도 동일한 형태로 채무상계 방법을 택했다. 지난 6월말 기준 대유플러스는 대유에이피에 갚아야할 대여금이 146억원 정도 있었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는 47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자산 매각 이후 일주일여 만인 지난 9월 25일에는 대유위니아타워 지분 일부 매각도 결정했다. 그후 대유플러스는 마지막 자산 매각을 결의하자마자 곧바로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했다. 상황만 놓고 보면 법정관리 신청 시점을 정해두고 알짜 자산들은 계열사로 넘긴 모양새다. 사실상 부실자산만 남겨두고 배드컴퍼니로 탈바꿈시켰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3분기보고서를 보면 종속회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은 총 5개사다. 대유글로벌과 대유합금 외에 해외 종속사 3곳 등인데, 이들 모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대유글로벌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적자도 192억원에 달한다. 대유합금은 실적이 없는 상태다. 여타 해외 종속사들은 모두 적자상태다. 어느 하나 정상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채권단은 줄곧 법정관리 이전 계획적으로 알짜자산을 빼돌렸다는 주장을 벌여왔다. 사실상 채권단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난 셈이다. 통상 법정관리 신청을 하기 위해선한 달여 가량 소요된다. 그런데 자산을 그룹사로 넘기는 시점을 보면 법정관리 신청 일주일 이내에 몰려 있다. 이미 법정관리 시점을 정해두고, 빠르게 자산을 정리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다.
채권단 측면에서 보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안전판이라고 생각했던 알짜 자산들이 이렇게 정리가 되고, 법정관리를 신청할때까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대유플러스는 법정관리 신청 1영업일 직전인 지난 9월 22일에 채권단 측에 정상적으로 메자닌 채권에 대한 상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안내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시된 재무제표를 보면 이 사전에 계획이 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부실 자산만 남아 있는 상태라 회생계획안이 제대로 잘 나올지도 의문점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유플러스는 3분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9월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77억원이다. 3분기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결손금이 수백억원 가량 누적됐기 때문이다. 3분기 매출은 2123억원, 영업손실163억원, 당기순손실은 585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결손금은 1465억원을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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