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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 논에 물대기' 네패스라웨, 상환능력 괜찮나 3분기 700억 순손실 현금흐름 악화, 모회사 네패스 604억 채무 인수·대여연장

조영갑 기자공개 2023-11-24 08:11:3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09: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문 논에 물 대기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네패스라웨를 향한 모기업, 관계사들의 유동성 지원이 지속된 데 이어 급기야는 채무인수로 이어지고 있다. 전 그룹사의 여망인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 공정 관련 양산진입이 지연되면서 대형 CAPEX(자본지출) 투자가 선행된 네패스라웨의 상환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탓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패스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네패스는 종속회사인 네패스라웨의 은행 채무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604억원 가량의 빚을 떠안는다. 이는 네패스의 자기자본 3923억원 대비 15.39%에 해당하는 액수다. 네패스는 공시를 통해 "종속회사 네패스라웨의 누적 손실로 인한 채무상환 여력 악화에 따라 지급보증인으로서 관련 채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네패스는 동시에 지난해 11월 네패스라웨에 대여한 300억원에 대해 대여 연장 결정을 내렸다. 네패스는 지난해 11월 네패스라웨의 유동성 지원의 일환으로 계약기간 1년을 만기로 한 대여금을 지원했으나 네패스라웨의 현금흐름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를 내년 11월로 연장했다. 네패스의 네패스라웨 금전대여 총 잔액은 연장된 300억원을 포함, 총 616억원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 네패스와 더불어 네패스라웨에 300억원을 대여해 준 관계사 네패스아크 역시 대여기간의 종료일을 내년 11월 25일로 1년 연장하는 결정을 내렸다. 네패스아크의 네패스라웨 대여금 잔액은 300억원이다.

네패스 및 네패스아크가 네패스라웨의 채무를 조정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네패스라웨의 캐시플로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상장 법인이라 최근 분기의 정확한 현금흐름을 파악할 수는 없으나 네패스라웨는 2021년 말 매출액 407억원, 영업이익 -63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매출액 700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했다. 네패스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네패스라웨는 올 3분기 말 매출액 306억원, 순이익 -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 및 사채의 총액은 2182억원이다.


네패스라웨는 2020년 2월 네패스의 FO-PLP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신설된 기업이다. 웨이퍼레벨패키지 범핑(Bumping) 부문에서 업력을 다져온 네패스그룹이 대만의 ASE 처럼 글로벌 OSAT(후공정외주가공)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야심차게 설립한 계열사다. FO-PLP 공법은 TSMC와 ASE의 FO-WLP(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를 뛰어넘을 고효율 패키지 신공법으로 평가되는 기술이다. 대형 사각 기판에 한꺼번에 패키지하는 방식이다. 웨이퍼레벨 대비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다.

네패스라웨는 그룹사의 밸류체인의 중추에서 FO-PLP 양산을 도모했으나 결과적으로 설립 4년 가까이 된 현재까지 양산진입이 요원한 상황이다. 수율 확보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설립 초기부터 FO-PLP 양산공급을 협의했던 고객사(퀄컴) 역시 올 초 네패스와의 협업을 중단, 타 고객사를 찾았다.

이런 상황에서 모회사를 통한 웨이퍼레벨패키지 물량을 소화하고 있지만, 기존 대규모 차입과 투자금을 회수하기에는 벅찬 상황으로 보인다. 모회사 네패스는 자회사의 운영자금을 대기 위해 현금 대여에 더해 채무보증까지 서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NH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권 지급보증과 더불어 전환사채, 전환우선주 등 약 3600억원의 상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한 네패스라웨의 채무는 한국산업은행 청주지점에 빌린 차입금이다. 아직 타행의 채무가 남아 있기 때문에 유동성 상황에 따라서 네패스가 추가로 채무인수를 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2021년 발행한 1회차 CB에는 연대보증인(네패스)의 신용등급이 BBB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우 풋옵션 청구가 가능하고, BBB+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우에는 금리상승 청구가 가능한 단서조항이 붙어 있어 신용등급 관리도 숙제로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4월 NICE디앤비로부터 받은 네패스의 신용등급은 A-다. 3분기 말 네패스의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약 7000억원이다.

네패스는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FO-PLP 공정의 양산진입을 이뤄내겠다는 결기다. 퀄컴의 협업 중단 등은 신공법이 안정되기 까지 수반되는 시행착오로 보고 있다. 네패스 관계자는 "새로운 개념의 패키지 공법이기 때문에 수율이 올라오고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면서 "FO-PLP 사업에 대한 그룹사의 의지는 여전하며, 수율을 올리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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