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승진자 '역대급 축소' 기술·세대교체 '지속' 부사장 51명 포함 총 143명 승진, 3년 연속 감소세…복합변수 영향, 과감한 인재 발탁은 계속
김경태 기자공개 2023-11-29 11:20:51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1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2024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이번 주 월요일(27일) 발표된 정기 사장단 인사처럼 예년에 비해 승진자가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의 이번 승진자 규모는 2016년 이후 역대 가장 적은 수치다.올해 삼성전자가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수차례 강조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발탁이 지속했다. 또 연령·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인사를 하며 세대교체도 계속하게 됐다.
◇승진자 대폭 축소, 3년 연속 감소세
삼성전자는 이날 2024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승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이다. 이는 작년보다 대폭 축소된 수치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2023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배출된 승진자는 187명이다. 올해는 44명이 줄어든 셈이다. 직급별로 보면 부사장 8명, 상무 30명, 펠로우 1명, 마스터 2명이 줄었다.
최근 수년간의 임원 인사와 비교해도 이번 승진자 규모는 역대급으로 적다. 삼성전자 인사는 2015년 12월까지만 해도 '삼성그룹' 인사에 포함돼 발표됐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계열사와 함께 공표됐다. 그 후 2016년에 정치적 격변이 발생한 뒤 2017년부터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은 별도로 임원 인사를 밝히고 있다.
2017년에는 5월과 11월에 두 차례에 걸쳐 임원 인사가 있었다. 5월에 90명, 11월에 221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2017년 11월에는 158명이 승진했다. 이듬해부터 2년 연속 증가했고 2020년 214명의 승진자가 배출됐다. 하지만 그 후 지속적으로 줄었고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승진자 규모 축소는 올해 삼성전자의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2조69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중차대한 시점을 맞이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의 1심 결심 공판이 지난달 열렸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부는 내년 1월 26일 1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여러모로 승진자 규모를 예년에 비해 증가시키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된 셈이다. 실제 임원 인사에 앞서 이번 주 27일 실시된 사장단 인사 역시 작년보다 줄어든 규모로 이뤄졌다.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이 인사 대상이 됐다. 승진자는 모두 DX부문에서 나왔다. 용석우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 김원경 DX부문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lobal Public Affairs) 부사장이 사장으로 올라섰다.
◇'기술' 인재 승진 부각, 과감한 세대교체 지속
승진자 규모는 과거에 비해 줄었지만 이 회장의 인사 기조를 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최근 기술 경쟁력을 수차례 언급했다. 또 기술 초격차를 이루기 위한 인재 확보도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소프트웨어(S/W)와 신기술 분야 인재가 다수 승진했다. 이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 성별연령에 구애받지 않은 승진 인사를 통해 젊은 리더를 배출하며 세대교체를 지속했다.
기술과 관련해서는 우선 이주형 삼성리서치글로벌(Samsung Research Global) AI센터 담당임원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AI 알고리즘 설계 전문가다. 삼성전자의 자체 생성형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했다. 또 선행연구와 전략방향 수립을 주도하면서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모바일사업을 하는 MX부문의 양병덕 상무도 부사장이 됐다. 그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펀치홀, UDC, 야외 시인성 개선 기술을 구현한 성과를 냈다. 또 폴더블에 에스펜(S-Pen)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갤럭시 폴드 시리즈의 대세화에 기여했다.
DS부문에서는 현상진 상무가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그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개발 전문가다. 로직(Logic) 제품 미세공정 확보를 주도해 세계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제품 양산화 성공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상무로 승진한 김병승 프로도 눈에 띄는 인물이다. 그는 모뎀 소프트웨어(Modem S/W) 전문가다. ModAP(모뎀 기능이 통합된 AP), 신모델 소프트웨어(Thin Modem S/W)를 적기에 개발하고 위성통신 솔루션 확보 등을 통해 모뎀 사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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