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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SSA 마켓 진출]데뷔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다...최대 과제 '평판 유지'④ 소규모 초우량 투자자군 '보수적' 분위기…비용절감 해법도 '필요'

윤진현 기자공개 2024-02-19 07:30:46

[편집자주]

한국물 이슈어들은 수십년간 이머징 마켓(신흥국 시장)에서 발행을 이어왔다. 정부와 국책은행 등 우량한 등급의 이슈어들도 SSA(Sovereign, Supranational&Agency: 정부, 국제기구, 초우량기관) 마켓 진입은 쉽지 않았다. 드높은 장벽에도 불구 KDB산업은행이 선진국형 조달에 성공했다. 더벨이 한국물 성장 스토리와 SSA 진출 의의에 관해 조명해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선진국 시장 이슈어로 발돋움한 지금, 최대 과제는 '평판 유지'로 여겨진다. 최소 30억달러의 대규모 조달에도 소규모 우량 투자자군이 프라이싱에 참여하는 구조여서다. 보수적 시장에서 꾸준히 긍정적 평판을 유지해야 한단 지적이 제기된다.

금리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없는 점 역시 고민거리 중 하나다. 'SSA(Sovereign, Supranational&Agency)' 마켓은 초우량 기관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스프레드를 크게 좁히지 않는 게 암묵적인 룰로 여겨진다.

유통금리보다 높은 IPG(이니셜가이던스)를 제시해 스프레드를 낮추는 이머징 마켓(EM)형 조달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에 KDB산업은행은 물론 후발주자들 역시 전략적 발행이 필요할 전망이다.

◇SSA 투자자 대규모 수요 뒷받침…평판 관리 '관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KDB산업은행의 글로벌본드(SEC Registered) 프라이싱에 참여한 투자자는 100곳 미만으로 알려졌다. 트랜치(Tranche·만기구조) 별로 2년물 76곳, 3년물 77곳의 투자자가 주문을 넣었다.

그간 시도하던 이머징 마켓형 외화채 프라이싱 당시 최소 100곳의 투자자가 몰리곤 했다. 이렇듯 소규모 투자자군은 SSA형 조달의 특징으로도 여겨진다. 중앙은행(CB), 정부, 국제기구 등 초우량 기관으로 이뤄져, 비교적 소규모 집단으로 구성된다.

KDB산업은행 역시 각 트랜치별로 SSA 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인 편이었다. 2년물과 3년물에 SSA 투자자 비중이 각각 75%, 68%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보험·연기금, 운용사 등이 프라이싱에 참여했다.

투자자 수가 소폭 줄었음에도 대규모 수요가 뒷받침됐다. 총 53억달러의 수요를 모아 결국 발행액이 3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SSA 마켓의 조달액은 단건 발행액 기준 최소 30억~40억달러로 많은 편이기에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국책은행의 단건 발행액 최대치가 20억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조달에 해당한다.

사실상 소규모 투자자군이 대량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SSA 마켓의 분위기를 짐작케한다. 국제 신용등급 기준은 물론, 견고한 펀더멘탈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꾸준히 SSA형 조달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KDB산업은행 역시 평판 관리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SSA 투자자의 보수적 성향으로 인해 꾸준히 SSA형 조달을 진행해 업력을 쌓는 게 급선무"라며 "시장 진입을 마친 KDB산업은행의 경우 평판 유지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SSA 발행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뢰 바탕 스프레드 낮추지 않는 특성…비용절감 '해법' 필요

금리 스프레드를 크게 낮추는 구조가 아닌 점 역시 고민이 필요하다. 이 또한 이머징 마켓형으로 발행되는 채권과 주요 투자자층이 상이해 생긴 특성이다. 그만큼 이슈어들의 전략적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KDB산업은행 달러채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은 '-1bp' 수준으로 전해졌다. 다만 직전 발행인 2023년 10월의 경우 3년물 NIP가 '-5bp'였다. 당시 유통물 스프레드가 IPG보다 30bp가량 높았는데, 최종가산금리(FXD)가 35bp로 확정된 바 있다. 즉 약 4개월 만에 NIP 이점이 소폭 줄어든 셈이다.

최근 이머징 마켓형 조달을 마친 이슈어들은 마이너스(-) NIP는 물론이고 그 폭을 점차 넓히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민간 기업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최대 '-5bp', 포스코는 '-3bp'의 NIP를 기록했다. 심지어 1월 초 달러채 조달에 나선 SK온 미국법인은 무려 '-10bp'의 NIP를 확정하기도 했다.

SSA시장의 경우 금리 스프레드를 크게 낮추지 않는 특성이 있다. 초우량 기관이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전제로 생긴 룰로 전해졌다. 한국물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형 이슈어들이 스프레드를 크게 낮춰 발행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이에 KDB산업은행은 물론 SSA형 조달 후발주자들의 전략적 발행이 보다 중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스프레드 조정에 한계점이 있기에 금리 비용 등을 줄이는 전략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금리 비용 절감 역시 중요한 목표 중 하나기에 이를 고려한 전략적 발행이 필요할 것"이라며 "SSA 시장에서의 진입보다도 지속해서 조달을 이어가는 과정이 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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