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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ELS 현황 리뷰]우리은행, 한발 물러선 비이자상품 경쟁 '전화위복'④'사모 사태' 여파, 2021년 의도적 판매 축소…내부통제·소비자보호 강화 성과

고설봉 기자공개 2024-02-22 12:26:21

[편집자주]

홍콩H ELS 대규모 손실 여파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 당국이 강경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은행별 미묘한 입장차가 엿보인다. 상품을 집중 판매한 2021년 이후 각 은행의 경영전략에 따라 현 상황이 펼쳐졌다. 판매 당시 은행별 경영상황과 영업전략을 되돌아보고 판매 경로를 추적해본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각 은행의 이슈 해소 전략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이번 홍콩H 지수 ELS 사태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전체 은행권 판매 잔액 15조9000억원 가운데 우리은행 판매액은 408억원으로 미미하다. 2021년 집중적으로 해당 상품 판매가 이뤄질 당시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보호 전략을 펼치며 비이자상품 판매를 사실상 중단했었다.

우리은행이 이번 이슈를 비켜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이러니하게도 2019년 사모펀드 부실사태 여파다. 당시 은행권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고를 보유하던 우리은행은 불완전판매 요소도 컸었다. 우리은행은 해당 사태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KPI 평가를 강화해 전략적으로 비이자상품 불완전판매 근절에 앞장섰다.

◇2019년 사모펀드 부실 사태 교훈…내부통제 강화

우리은행은 2020년과 2021년 집중적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전행적으로 시행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2019년 사모펀드 부실사태로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주요 경영진들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일부 불완전판매가 확인되면서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실제 중징계를 받았다.

비이자상품 판매가 CEO 중징계란 지배구조 및 평판 리스크로 이어지자 우리금융지주 차원의 제도 개선이 시행됐다. 부실 판매 이슈가 조직의 근간을 흔들 큰 변수로 작용한 데 따른 사후 조치였다. 우리은행은 2020년과 2021년 핵심성과지표(KPI)에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등 평가요소를 강화하는 한편 판매 프로세스 점검도 진행했다.

홍콩H 지수 ELS 상품 판매가 전 은행권에 걸쳐 활기를 띄던 2021년에도 우리은행은 의도적으로판매 활성화를 추진하지 않았다. 2021년 우리은행은 KPI를 전면 개편했다. 고객신뢰 회복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 중점을 두고 지표를 설계했다. 고객신뢰 평가항목을 신설해 적극적인 소비자보호 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당시 우리은행 내부적으로 '고객신뢰 회복에 대한 가치를 선언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KPI에도 '고객신뢰'와 '동반성장' 평가항목 신설이다. △고객신뢰 △재무지표 △내실성장 △동반성장 △내부통제/노사 등 평가항목을 변경했다. KPI 총점은 1000점으로 고정했다.

특히 2021년 우리은행은 직전까지 운영되던 ‘고객자산관리’ 평가항목을 폐지하고 하위 평가지표였던 '고객수익률', '불완전판매모니터링', '미스터리쇼핑' 등을 '고객신뢰' 평가항목에 이관됐다. 또 고객 사후관리, 포트폴리오 등 평가에 반영하는 세부지표를 확대했다.


◇비이자 대신 이자상품 올인…평가 강화로 영업공백 막아

2021년 우리은행은 사실상 비이자상품 판매를 포기했다. 대신 이자이익 극대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했다. 또 비이자상품 판매 축소에 따른 영업력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평가 주기를 단축하는 등 보완장치도 마련했다.

비이자상품 판매 위축에 따른 영업력 저하를 막기 위한 일환으로 탄생한 것은 ‘동반성장’ 평가항목 신설이었다. 2021년 우리은행은 같이그룹(VG) 단위의 공동목표·공동평가 방식을 전면 도입했다. VG 도입에 맞춰 VG자율영업의 KPI 평가지표도 재설계했다. VG 영업상황에 맞게 각 평가지표마다 가점 및 감점을 조정할 수 있게했다.

더불어 평가 주기도 단축했다. 비이자상품 판매 축소로 영업력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처방이었다. 평가 주기를 기존 연간에서 반기로 전환했다. 연간 평가를 2회에 걸쳐 진행해 영업점별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펼쳤다.

또 재무지표 관리와 내실성장을 큰 방향으로 설정했다. 수익성과 건전성으로 대표되는 재무지표 관리를 위해 평가항목을 세분화하고 배점을 미세조정했다. 고객 영업활동의 척도가 되는 내실성장에선 기존 평가항목을 과감히 줄이고 디지털금융 관련 항목을 신설하면서 영업력 위축에 대비했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은 2021년 비이자상품 판매에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이자이익 극대화와 효율성 배가를 통해 영업력 공백을 메우는 식으로 성장전략을 짰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홍봉 H 지수 ELS 판매고가 축소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현재 이자수익 기반 확대와 'ELS 사태'발 리스크 해소란 전화위복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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