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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KB금융]지배구조 안정화 자신감 또 한번 드러냈다금감원 모범관행 발표 후 첫 사외이사 교체…'엄격·공정·투명' 프로세스 강조

고설봉 기자공개 2024-02-23 12:55:2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 제시 후 처음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발표했다. 금감원의 제도 개선 의지가 큰 만큼 금융회사들의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사외이사 후보를 세웠다. 이미 시스템적으로 투명한 선임 절차를 마련해 공정하게 운영해왔던만큼 당국의 압박과 검증을 이겨낼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KB금융은 오래전부터 상시 사외이사 및 CEO 후보군 관리를 해왔다. 또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사무국 등을 별도 운영하며 당국이 제시한 모범관행에 부합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선임 때도 정치권 등에서 잡음이 일부 일었지만 선임 절차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 선발에도 이러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KB의 자신감 속전속결 사외이사 후보 발표

KB금융지주 이사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해외금융협력지원센터장)을 추천했다. 추천된 이 후보는 오는 3월22일 정기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올해 3월 정기주총 기준 KB지주 사외이사 7명 중 4명이 임기 만료를 맞는다. 이번에 KB지주 이사회는 임기 만료에 따라 퇴임하는 김경호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이 후보를 추천했다. 임기 만룔르 맞는 권선주·오규택·최재홍 사외이사는 임기 1년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통상 사외이사는 상법상 최장 6년 (계열회사 사외이사 재직 기간 합산 시 9년)이다. 하지만 KB지주는 최장 5년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다. 첫 임기는 2년으로 정하고, 연임시 1년씩 추가되는 구조다.

이 후보는 한국은행에 입행해 실무 경험을 쌓고 난 뒤 한국금융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기업부채연구센터장, 기획협력실장, 금융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경제학 박사이자 거시경제 전문가로 금융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사추위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경제 전문가이자 글로벌 전문성을 갖춘 이 후보가 합류한다면 기존 이사진과 함께 다양성과 전문성이 배가되어 이사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주주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더욱 제고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시스템 선진화…근거 있는 자신감

올해 주요 금융지주 모두 대규모 사외이사 임기 만료를 맞는다. KB·신한·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7명 중 27명(72.9%)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된다. 지주별로 KB금융 7명 중 4명, 신한금융 9명 전원, 하나금융 8명 중 6명, 우리금융 6명 중 4명, NH농협금융 7명 중 4명이다.

그러나 금융지주 이사회는 사외이사 후보자를 쉽게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나서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제시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자의 역량과 경력 등에 대한 가이드를 두는 한편 평가 및 선발 프로세스까지 기준을 높이면서 사외이사 후보자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금감원은 △사외이사 지원조직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Collective suitability) 및 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 4개 분야 30개 핵심원칙을 제시하며 금융지주를 압박했다.

이 가운데 주총 시즌을 맞아 사외이사 선임은 가장 이슈가 되고 있다. 모범관행에 따르면 먼저 은행과 은행지주는 사외이사 지원 전담조직을 이사회 아래에 설치하고 업무총괄자의 임면과 성과평가에 이사회가 관여한다. 또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역량진단표(Board skill matrix) 등을 작성해 관리체계를 구축해야한다.

사이외사 후보자에 대한 자격에 대한 부분도 규제 대상이다. 금감원은 은행권 사외이사는 학계가 37%로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분야는 금융·경제·경영 위주(61.8%)로 IT(정보기술)이나 소비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전문분야로 하는 사외이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도 많아 금융환경 변화에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이 선제적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발표했다. 시기적으로 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를 발표해야 하지만 다른 금융지주보다 한발 빠르게 발표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선임 전후 지배구조 이슈 관련 잡음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권에서 KB금융이 금감원의 부담을 이겨낼 만큼 자신감이 컸다는 평가다. KB금융은 후보군 관리 및 추천 프로세스가 이미 모범규정에 부합하고 있는만큼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 원장은 취임 뒤 줄곧 KB금융의 프로세스를 모범사례로 거론해 왔다. 실제 금감원이 제시한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도 KB금융 사례를 많이 참고했다고 알려져 있다.

KB금융 스스로도 이번 이 후보 추천 프로세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사추위’의 엄격한 사외이사후보추천 프로세스를 거쳐 추천됐다”며 “2015년에 선제적으로 도입한 이 제도는 3단계로 진행되며, 각 단계별 수행 주체가 철저하게 분리돼 운영되고 후보 추천 과정 전반에 걸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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