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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넘 메가펀드 뉴리더십]'게임 개척가' 박상호 전무, 글로벌 시장 겨냥 브랜딩⑦'시리어슬리' 독보적 해외 트랙레코드…한투파 출신, '부문대표'로 영전 이직

최윤신 기자공개 2024-03-21 08:28:03

[편집자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국내 벤처 캐피탈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 원펀드 전략을 바탕으로 VC펀드의 규모 대형화를 이끌었고, 지난해말 86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으로 새 지평을 열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86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펀드를 운용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리더십이 이전과 같을 수는 없다. 하우스는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진용을 재정비했다. 더벨이 메가펀드 시대 ‘에이티넘 웨이’를 만들어 갈 뉴 리더십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상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게임·콘텐츠부문대표(전무·사진)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메가펀드 시대를 맞아 용빙한 리더다. 글로벌 게임·콘텐츠 분야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가져가기 위한 승부수로 그의 영입이 타진됐다.

그는 이전 직장인 한국투자파트너스를 글로벌 게임 투자업계 톱티어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걸출한 포트폴리오뿐 아니라 브랜딩을 통해 세계적인 게임투자사 위치로 오르게 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게임·콘텐츠 부문대표를 맡은 그는 게임·콘텐츠부문을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로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를 품고 있다

◇게임사서 키운 VC 꿈…해외 투자로 '만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전무는 NHN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NHN은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쳐져 있던 시절이었다. 스마트폰 도입 직후 스마트폰 게임사업TF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소싱하는 일을 담당하다가 게임 개발사들과 접점이 생겼고,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고 싶어진 그는 수차례 VC의 문을 두드렸지만 입사가 쉽지 않았다. VC에 걸맞은 커리어를 쌓기 위해 글로벌 컨설팅회사로 직장을 옮겼다. 처음 벤처캐피탈업계에 입문한 건 2012년. NHN에서 동고동락했던 박영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당시 재직중이던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심사역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인터렉티브 콘텐츠 전반에 투자하던 그는 2015년부터는 ‘게임’으로 투자영역을 좁혔다. 그러면서 전에 없던 ‘해외 게임 투자’라는 길을 개척했다. 국내 게임 투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새로운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 게임은 ‘글로벌 원 랭귀지’라는 신념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유럽의 문을 두드렸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강국인 핀란드가 그의 첫 행선지였다. 한국 투자자가 처음이었던 현지 기업들에게 한국 시장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쌓아갔다. 그의 대표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시리어슬리’도 핀란드 기업이다.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핀란드의 로비오(Rovio) 출신들이 설립한 모바일 게임회사다. 2015년 투자했는데, 2019년 글로벌 게임사인 '플레이티카(Playtika)'에 인수합병되며 성공적으로 회수가 이뤄졌다.

이어 폴란드와 스웨덴 등 유럽의 다양한 국가로 투자영토를 넓혔다. 폴란드의 소셜카지노 게임사인 휴즈게임즈와 스웨덴의 스노우프린트 등이 그를 대표하는 포트폴리오다. 휴즈게임즈에는 2015년 82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5배가량의 멀티플로 회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벤처캐피탈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공식 합류한 건 올해 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메가펀드 결성 작업에 한창이던 지난해 초 처음 제안을 받았다. 10년 이상을 근무한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떠나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부문대표로서 자율성을 갖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이직을 최종 결정했다.

그는 “게임과 콘텐츠에 집중하는 부문을 구성해 같은 목적을 가지고 팀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8600억원의 대규모 펀드를 이용해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라운드에 투자해 딜의 스팩트럼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컸다”고 말했다.



◇리딩 브랜드 각인 전념'이스라엘·튀르키예·사이프러스' 주시

그는 부문대표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로 글로벌 게임·콘텐츠 업계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일을 꼽았다. 글로벌 시장에는 부티크 형식의 게임 VC들이 많다. 이들은 공고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포트폴리오와 퍼블리셔를 서로에게 소개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이 업계에서 주요한 플레이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해선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맨땅에 헤딩’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경험이 있기에 자신감은 충만하다. 박 전무는 “전 직장에서 가장 잘 한 일을 꼽으라면 투자 성과보다도 ‘브랜딩’의 성공을 꼽고 싶다”며 “수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게임을 포함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분야의 리딩 VC로 각인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로 다양한 지역에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의 산실로 통하며 다양한 게임회사의 M&A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스라엘과 로얄매치와 같은 ‘매치-3’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튀르키예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목하는 곳이 ‘사이프러스’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 대한 그의 풍부한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에 따르면 경제난과 전쟁 등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많은 젊은 개발자들이 사이프러스로 이주하면서 게임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충분한 경험을 가진 개발자들이 사이프러스에서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유럽 투자가 막히며 밸류에이션이 크게 디스카운트 된 상태”라며 “투자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서브컬처와 하이브리드캐주얼로 일컬어지는 장르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는 글로벌 성공가능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검토한다.

적을 옮겼지만 투자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팀의 역동성(팀 다이내믹스)이란 키워드를 중요시여긴다. 단순히 슈퍼스타가 모여있는 기업이 아니라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인물들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팀에 주목할 예정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게임·콘텐츠 부문도 팀다이내믹스를 추구한다. 현재 심사역은 그를 포함해 3명이다. 게임업계 출신인 이재명 이사는 다른 하우스에 있었지만 함께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손발을 맞춰 본 경험이 있다.

홍민선 심사역 역시 합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네이버웹툰에서 북미·남미 서비스 운영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데, 논(non)게임 콘텐츠 분야에서 유니크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단기적으론 부문에는 한 명을 더 충원해 4인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심사역을 영입해 게임·콘텐츠부문의 역동성을 최대화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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