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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운용사 '공모주 과잉 경쟁'에 치킨게임될까 IPO 기반 헤지펀드 전체 40%, 질적 성장 하락 우려도

윤기쁨 기자공개 2024-03-27 08:17:0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열풍으로 사모전문운용사들이 상품 출시에 한창이다. 업황 침체와 펀딩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모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과잉 경쟁이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모주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연초 이후 잇따라 설정되고 있다. 지난달에만 신규 상품 124개 중 93개가 공모주를 담은 IPO(기업공개) 전략이었다. 전체 3054개로 범위를 넓히면 40%에 달하는 1208개가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까지만 해도 공모주 시장은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활기를 띄고 있다. 연초 이후 계속된 증시 반등과 조단위 대어급 상장이 예정되면서 투자금이 빠르게 모여드는 모습이다. 올해 상장한 공모주 11개 모두 희망가 밴드를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고 상장 첫 날 따따상(공모가의 400%)을 기록한 종목도 등장했다.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국내 한국형 헤지펀드들의 수익률 최상단은 IPO·코스닥벤처·공모주 펀드들이 휩쓸었다. 한달 간 '키웨스트 Pre-IPO' 수익이 457% 올랐고, '오라이언 명품 코스닥벤처 제78호'(41.59%), '포커스SY 캐슬 코스닥벤처'(32.73%), '브레인 코스닥벤처 2호'(28.26%) 등이 순위에 올랐다.

그러나 공모주에 뛰어드는 곳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치킨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주 물량은 한정돼 있지만 참여사들이 많아지면서 각사가 배정받는 수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파이가 쪼그라들면서 오히려 운용사들의 펀드 수익률은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생사들의 경우 가장 먼저 공모주·코스닥벤처·하이일드 펀드부터 설정하고 있는데 손쉽게 운용할수 있고 어느정도 차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중소형사를 비롯해 너무 많은 운용사들이 뛰어드는 바람에 예전과 같은 '잭팟' 수익률은 노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공모주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펀드들도 쏟아지고 있다. 자사 펀드에 자산의 약 10%를 남겨 공모주 청약을 받고, 나머지 자산을 여러 운용사의 공모주 펀드에 출자해 추가적으로 공모주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리스크를 줄이되 전체 청약 물량을 키울 수 있어 인기를 끌었지만 그만큼 최대수익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전략과 유형의 부재가 헤지펀드 시장의 질적 성장을 막는다고 지적한다. 당장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공모주 펀드만 잇따라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하우스별 특색있는 펀드를 찾아보기가 요즘에는 힘들다"며 "펀딩이 어려운 만큼 공모주에 시선이 가는 것은 맞지만 절대수익 측면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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