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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Index/네이버]벤처1세대·기타비상무이사에 맡긴 이사회 의장[독립성]②변대규 휴맥스 회장 영입해 소유와 경영 분리…장기 재임 가능성에 독립성 훼손 지적

박서빈 기자공개 2024-04-18 08:24:30

[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이사회 의장은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다. 변대규 의장은 벤처 1세대로 휴맥스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이사회의장은 대부분 회사 경영진이 맡거나 현역에서 은퇴했거나 명망가 출신의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게 대부분이다. 네이버는 기타비상무이사란 직함으로 현역 CEO에 이사회의장을 맡겼다. 두 회사의 CEO역할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기타비상무이사란 직함을 활용해야 했다.

네이버는 창업 이후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이사회 의장을 오랫동안 맡았다. 이 GIO가 물러난 이후 변대규 의장을 영입했다. 외부독립이사란 면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체제가 탄생했다.

창업자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된 구조지만, 독립성 제고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내이사와 비슷한 성격일 뿐만 아니라 변 의장의 이사회 의장 재임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 중 일부는 독립성 저해를 이유로 변 의장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네이버는 2017년 구축된 거버넌스 형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소유와 이사회 경영 분리

변대규 의장은 네이버 이사회에 발을 들였을 때는 2017년 3월이다. 당시 네이버는 그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했는데, 발탁 이유로 '풍부한 경험'을 꼽았다. 그가 1세대 벤처기업인일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포스코 등 여러 대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필요한 자문과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1960년생인 변 의장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제어계측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SK텔레콤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1989년 건인시스템이란 영상자막업체를 세웠다가 1990년대 초 셋톱박스 사업에 뛰어 든 인터넷 벤처 1세대로 불리운다. 변 의장은 1998년부터 2014년까지 휴맥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었으며 지금은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회장)과 휴맥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변 의장의 선임과 함께 네이버는 창업주와 이사회 경영의 분리를 시작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는 변 의장 합류 시기에 맞춰 2017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사내이사 직책만 유지했으며 2018년에는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나며 이사회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겸직' 문제로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기타비상무이사'란 직함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가 나온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외이사를 제외한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를 말한다. 즉 상시적으로 회사에 출근하진 않으면서 사외이사도 아닌 자리다.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에 지주사 임원을 계열사에 겸직시킬 때 기타비상무이사란 직함을 활용한다.

변 의장은 경우 휴맥스 회장과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란 두가지 임원직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타비상무이사란 직함이 필요했다.

네이버가 처음부터 그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당시 네이버는 변 의장을 추천하면서 "후보자는 이미 상장회사 3개 사, 비상장회사 1개 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상법 규정상 사외이사로 선임이 불가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사회에 그를 입성시키려면 기타비상무이사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현역 CEO에게 이사회의장을 맡겨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란 직함을 활용한 셈이다.

다만 임기 문제에선 논란이 생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외이사와 달리 재임기간에 구속을 받지 않는다. 상법 시행령에 따라 사외이사는 상장사에서 6년 이상, 해당 상장사 또는 그 계열사까지 각각 재직한 기간을 더해 9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다.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현황'도 이런 이유로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선임 여부를 이사회 평가 핵심 지표로 삼고 있다. 오랫동안 한곳에 재직한 이사의 경우 경영진의 참호 구축에 동조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변 의장은 지금까지 총 2차례 기타비상무이사를 연임했다. 2020년과 2023년이다. 네이버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임기는 3년 이내지만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큰 변수가 있지 않는 이상 2026년까지 약 9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고 그 이후에도 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변 의장 재선임 반대 주주 '13.7%'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변 의장이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저해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023년 정기주총에서 변 의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한 비율은 13.7%다.

당시 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BCI), 미국의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미국 2위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플로리다연금(SBAFlorida) 등이 반대표를 냈는데 독립성 저해 등이 주요 사유였다.

BCI는 "이사회의 전반적인 독립성 수준이 우리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비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반대 사유를 밝혔다.


다만 같은 기간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등의 찬성표로 변 의장의 기타이상무이사 선임안은 정기 주총에서 최종 가결됐다. 당시 주주 찬성 비율은 86.3%다.

변 의장은 2020년 기타비상무이사에 재선임한 이후 이사회 중요의결사항에 131건의 의결을 했다. 이중 반대표를 던진 사례는 1건, 보완 및 수정 요청을 한 사례는 5건 정도다.
2023년 2월 경영진 스톡옵션 부여 의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당시 변 의장은 노혁준 사외이사와 함께 일부 부여 내용 등에 대한 재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이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일부 사안에 대해선 내부 의견에 반하는 의견을 내기도 하는 등 독립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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