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부릉 인수 1년만 지분 일부 팔았다 보유 주식 102만주 매각 유동성 확보, 자회사 지원 '재원 마련' 해석
서지민 기자공개 2024-04-12 07:10:1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y가 부릉 인수 1년 만에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설립 후 첫 역성장을 경험한 부릉에 대여금 등 재무적 지원을 확대한 직후 지분 매각을 결정해 눈길을 끈다.8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부릉 지분 101만9507주를 올해 2월 매도했다. hy가 보유하고 있던 부릉 주식 1847만7019주의 6%에 달하는 물량이다. 거래 상대방은 케이비 스마트 스케일업 펀드 등 부릉의 기존 주주로 알려졌다.
hy는 2023년 4월 법정관리 중인 부릉(구 메쉬코리아) 경영권을 인수했다. 총 850억원을 투자해 부릉 지분 77.3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인수를 마무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지분을 처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분 매도 후 hy의 부릉 지분율은 77.35%에서 73.08%로 하락했다. 압도적인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4/08/20240408130832072_n.png)
hy는 인수 후 통합 작업을 위해 채윤서 hy 투자관리부문 이사를 부릉 공동대표로 선임해 재무, 회계 등 관리 부문을 맡겼다. 신설 논산 물류센터, 프레시 매니저 등 기존 인프라에 부릉이 보유한 IT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적 반등 역시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인수 첫해인 2023년 부릉의 매출액은 3098억원으로 전년대비 19.5% 감소했다. 부릉의 매출이 전년도 대비 줄어든 건 설립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엔데믹 후 배달 서비스 이용이 감소하면서 생긴 시장 역성장 기조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용 관리에 고삐를 당긴 결과 영업손실 규모는 2022년 589억원에서 지난해 170억원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부릉에 대한 hy의 재무적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0억원을 대여한 데 이어 올해 초 50억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최근 부릉의 120억원 규모 운영자금 차입금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도 했다.
부릉 지원을 위한 실질적 재원을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구체적인 지분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hy는 이번 매각을 통해 약 50억원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hy의 부진한 실적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매출액은 1087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14.5% 감소한 68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2022년 104억원에서 지난해 16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실적 정체는 벌써 수년째 지속되는 상황이다. hy는 2021년 재도약을 위해 유통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물류 신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매출 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올해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역시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식음료 업계는 고물가로 인한 극심한 소비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y 관계자는 "주주간거래로 지분 일부 거래가 이뤄진 건 맞으나 비밀 유지 조건으로 인해 구체적 규모 등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며 "지분율이 크게 줄어들지 않아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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