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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투자 SK에코플랜트, 우발부채 대응여력 관건 ②현금성자산 7037억, 한도대 4250억 포함시 가용자금 1조 상회

이재빈 기자공개 2024-04-16 07:56:43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개발사업이 늘고 있다. 불어나는 이자에 사업성이 떨어져 부지가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브릿지론에 신용을 보강한 건설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벨은 2년 이상 브릿지론을 사용한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건설사 우발채무 리스크와 출구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의 현금 유동성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브릿지론 우발부채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 다만 사실상 브릿지론으로 분류되는 대구 사업장 두 곳의 우발부채를 합산한 수치와 비교하면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자본총계가 감소하면서 부채비율도 300%를 돌파했다.

브릿지론 장기화 사업장이 없고 대부분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올해 착공 계획은 없다. 본PF 조달 후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대구 사업장은 최적의 착공 시점을 검토하는 중이다.

◇연료전지 재고자산 증가에 현금유동성 감소, 부채비율 300% 상회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577억원이다. 전년(1조129억원) 대비 35.07% 감소했다. 단기금융상품은 2년 연속 460억원으로 확인됐다.

브릿지론 사업지와 대구 사업장에 제공된 신용보강액 744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미인출한도대 425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시행사의 기한이익상실(EOD) 등이 발생해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 감소의 원인은 재고자산 증가다. 3576억원에서 6461억원으로 80.68% 늘었다. 유동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1조7271억원에서 1조3108억원으로 24.1% 감소하며 현금 확보에 힘을 보탰지만 장기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이 5051억원에서 5933억원으로 17.46% 증가했다.

건설사 재무제표에서 재고자산 증가는 통상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인해 공사비 미수금이 장기화되면 종국에는 미분양 물량으로 공사비를 받게 된다. 재고자산은 통상 이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완성주택이 아닌 연료전지 관련 신사업 투자 과정에서 재고자산이 늘어났다. 오히려 별도 기준 SK에코플랜트 재고자산 중 완성주택 항목은 38억원에서 29억원으로 23.68% 줄었다. 반면 저장품 항목은 2909억원에서 4744억원으로 63.08%, 미착품 항목은 455억원에서 1439억원으로 3.16배 급증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난해 연료전지 주기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현금이 감소했다"며 "미국 블룸에너지와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 형태로 현금이 사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투자는 현금흐름에서도 확인된다. SK에코플랜트 지난해 별도 기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146억원을 기록했다. 종속 및 관계기업 투자주식 처분으로 3903억원을 회수했지만 처분액의 1.6배에 달하는 6151억원을 종속 및 관계기업에 투자한 영향이다.

다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음의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548억원이다. 18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비롯해 이자지급(2094억원)과 운전자본조정(2634억원) 등이 현금 유출을 야기했다.

현금 유출로 인해 부동산 PF 우발부채에 대한 대응 여력은 약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현금 유동성은 대출잔액 기준 브릿지론 우발부채(2200억원)를 상회하는 중이다.

하지만 사실상 브릿지론으로 분류되는 대구 사업장 두 곳의 대출잔액이 합산되면 결과가 달라진다. 대구 사업장 두 곳과 브릿지론 사업지의 합산 우발부채 규모는 7440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의 현금 유동성 규모를 400억원 상회한다. 자체 보유 현금만으로는 고위험 사업장 채무를 인수할 수 없는 구조다.

현금 유출로 인해 자본총계가 감소하면서 재무안정성도 훼손된 상태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329.05%로 전년(295.57%) 대비 3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부채총계가 6조9956억원에서 6조8802억원으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자본총계가 2조3668억원에서 2조909억원으로 11.66% 감소한 여파다.

대구 사업장 두 곳과 브릿지론 사업지 두 곳에 제공된 우발부채를 SK에코플랜트의 실질부채로 분류하게 되면 조정부채총계는 7조4302억원으로 치솟는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된 조정 부채비율은 355.36%에 달한다.

◇연내 착공계획 전무, 대구 주상복합 책임준공 약정 변수

사업 진행 측면에서는 올해 본PF 전환 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다. 브릿지론 사업장의 경우 최근 사업에 착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56번지 일원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개발사업은 청년주택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월 5924㎡ 부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27층 규모의 장기전세주택 471가구를 건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지구단위계획 결정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하반기 사업계획 승인을 전망하고 있다. 사업계획 승인 이후에는 본PF 전환이 가능하다. 지난해 5월 브릿지론 대출약정 체결 당시에는 올해 12월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소폭 지연된 것으로 풀이된다. 계획대로 하반기에 사업계획을 승인받게 되면 2025년에 착공 및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해운대점 개발사업은 착공 시점을 검토 중이다. 토지매입을 완료한 상태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9월 대출약정을 체결한 점을 감안하면 브릿지론 사용기간이 2년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체결 당시 브릿지론 대출약정 규모는 총 5050억원이었다. 만기는 지난 2022년 12월로 설정됐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만기가 연장되면서 대출약정액은 5250억원으로, 만기는 올해 7월로 연장된 상태다.

본PF 조달 후 분양에 나서지 못한 대구 사업지 두 곳도 착공시점이 미정이다. 부동산 경기와 시장상황, PF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착공·분양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4455억원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하랑엠앤디 사업장은 착공을 마냥 미룰 수 없다. SK에코플랜트가 자금보충과 함께 책임준공 약정도 제공했기 때문이다. 2027년 7월로 설정된 만기 이전에 단지를 준공하지 못하면 SK에코플랜트가 시행사 채무상환을 위한 자금을 보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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