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SK네트웍스 3.0]매각설 휩싸였던 SK매직, AI 선봉장 된 이유는②가정 문턱 넘나드는 렌털 사업, 'AI 민주화' 비전 실현에 적합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16 08:24:47

[편집자주]

SK네트웍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변신'이다. SK그룹의 모태가 된 직물 사업을 시작으로 종합상사(1.0), 렌털(2.0), 투자형 사업회사 등 경영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정체성을 바꿔왔다. 다음으로 시선이 향한 곳은 인공지능(AI). SK그룹 오너가 3세 최성환 사장 체제가 시작되면서 AI 투자 속도는 한층 더 빨라졌다. AI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기업까지 앞다퉈 연구개발(R&D)과 대규모 투자에 나선 유망 분야. 더벨은 SK네트웍스 3.0 시대를 여는 '최성환호'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 3.0 체제의 인공지능(AI) 사업 추진 전략은 크게 투자와 기술 접목으로 나뉜다. 투자는 '사업형 투자회사'라는 정체성을 확립한 SK네트웍스가 주도한다. AI 기술 접목은 자회사의 몫이다. 최전선에 서있는 계열사는 SK매직이다.

SK네트웍스의 비전은 누구나 AI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AI 민주화'다. SK네트웍스는 전국 가정 곳곳을 드나들며 정수기 등의 생활가전을 대여하는 SK매직이 이를 가장 잘 이행할 자회사라고 판단했다. 지난해부터 비효율 사업 정리와 인력 감축 등을 마친 SK매직은 올해 반려동물 가구, 노인 가구를 겨냥한 AI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K그룹 편입 후 국내 2위 렌털 브랜드 된 SK매직

SK매직의 전신인 동양매직은 1985년 동양시멘트 기계사업부에서 출발했다. 1999년 동양시멘트에서 분사한 동양산업기계와 동양시멘트 기계사업부의 가스·가전 등 주방 가전제품 제조·판매 사업이 합쳐지면서 동양매직이 됐다.

2014년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로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던 시기에 동양매직은 국내 사모펀드(PEF) 농협PE-글랜우드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당시 인수 금액은 2850억원이었다.

동양매직이 렌털 사업 중심 기업으로 거듭난 건 이때부터다. 기존 동양매직 조직은 가전과 렌털 사업이 혼재돼 있었다. 농협PE-글랜우드 컨소시엄은 조직을 가전사업부와 렌털사업부로 분리했다.

당시 렌털 담당 이사였던 강경수 전무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해 렌털 사업에 힘을 실었다. 2014년 50만개 수준이던 동양매직의 렌털 계정은 2015년 70만개, 2016년 100만개 이상으로 늘었다.



2016년 SK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편입돼 SK매직으로 간판을 바꾼 이후 성장 속도는 더 빨라졌다. SK그룹 통신사인 SK텔레콤과의 연계 마케팅이 주효했다. 전국 각지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에서 SK매직의 렌털 상품을 팔기 시작했고 SK텔레콤 멤버십 할인도 제공했다.

이외에도 방문 점검을 통해 고객을 관리하는 '매직케어(MC)' 조직 인력을 인수 때보다 2배가량(1600여명→3200명) 늘리고 제품 라인업을 지속해서 늘린 점도 외형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작년 말 기준 렌털 계정은 242만개다. 렌털 시장 후발주자였던 SK매직은 코웨이에 이어 국내 2위 렌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저수익 가전사업 매각·인력 감축으로 AI 사업 확장 준비

SK매직의 렌털 사업은 매년 성장했지만 가전 사업은 2021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광고선전비 부담이 커졌다. 렌털 사업 또한 성장 과정에서 금융리스채권 같은 운전자본 투자와 자본적지출(CAPEX)을 수반해 재무 레버리지 지표가 저하됐다. 2018년 말 2274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는 2022년 말 7000억원을 넘어섰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16.6%에서 247.3%까지 올랐다.

SK네트웍스는 작년 7월 SK매직 새 대표이사로 김완성 SK머티리얼즈 GM혁신센터장을 선임하며 경영 쇄신에 나섰다. 김 대표는 2001년 SK㈜에 입사해 SK㈜ 사업지원담당, SK머티리얼즈 BM혁신실장, BM혁신센터장 등을 역임한 밸류업 전문가다.

당시 렌털 사업 경력이 없는 김 대표가 수장으로 오자 "SK매직을 매각하기 위해 온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결과는 가전사업부 일부 매각이었다.

SK매직은 지난 1월 경동나비엔과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3개 품목에 대한 영업 일체를 4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금의 SK매직을 있게 한 주방가전 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나머지 가전사업은 중단됐다.


성장성과 운영효율이 낮은 사업을 정리한 김 대표는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110여명의 인력을 정리했다.

SK매직 경영 효율화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SK네트웍스는 물밑에서 SK매직을 렌털 기업에서 AI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미래 성장 전략을 수립해왔다. SK네트웍스 별도 사업 중에선 AI를 접목할 수 있는 분야가 마땅치 않았던 터라 자회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침을 세웠다.

SK매직은 당장 올해부터 신규 AI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어떤 라인업이 나올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반려동물 가구와 노인 가구 등을 공략할 제품이 유력하다.

올해 신설된 'AI 성장실' 조직이 제품 준비를 주도하고 있다. 2025년에는 인도에 생산공장을 지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주요 수출처를 말레이시아에서 동남아, 미국으로 넓힌다는 복안이다.

SK그룹 오너가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SK매직의 AI 전환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근래 SK매직 실무 직원들과 AI 접목 방향 등을 자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I 기술력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