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카자흐스탄은행, 고집스런 '기회의 땅' 도전 결실순이익 700억 육박, 글로벌 포트 한축 '우뚝'…한국계 은행 유일 현지 성공 사례
최필우 기자공개 2024-04-18 12:56:4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고집스러운 카자흐스탄 진출 도전이 결실을 맺었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이 지난해 수백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두면서다. 2008년 법인 설립 당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신한카자흐스탄은행 만이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한 성공 사례가 됐다.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순이익 100억원을 돌파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한 축으로 발돋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일시적 수혜라는 시각도 있으나 지정학적 위기 속에 기회를 살릴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러·우 전쟁' 속 뜻밖의 기회…2008년 야심찬 도전 빛봤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지난해 영업수익 1903억원, 순이익 6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2년 영업수익은 359억원, 순이익은 94억원이다. 각각 1544억원(430%), 593억원(631%) 씩 증가했다.
러·우 전쟁이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역 기업들이 지리적으로 인근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소재 은행으로 대출과 예수금을 옮기면서 신한카자흐스탄은행도 수혜를 입었다. 러·우 전쟁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지정학적 위기 요인으로 분류되지만 신한카자흐스탄은행에 만큼은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신한은행의 카자흐스탄 금융 시장 도전은 2008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글로벌 사업 강화 궁리를 하고 있던 신한은행은 새로운 전진 기지를 세울 국가로 카자흐스탄을 낙점했다. 중앙아시아 시장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카자흐스탄 시장 도전은 녹록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진출 논의가 한창 전개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현지 영업 강화는 커녕 법인을 유지할 만한 환경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시 신한은행과 함께 카자흐스탄에 도전장을 내민 곳이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1조원 가량을 들여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을 인수하는 등 공을 들였으나 8년 만에 철수했다. 그만큼 현지 금융권 안착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한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실적이지만 신한은행의 고집스러운 현지 진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른 한국계 은행은 러·우 전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도 실패했지만 신한은행 만이 현지에 뿌리를 내리고 카자흐스탄이 기회의 땅임을 입증했다.
◇베트남·일본 법인과 글로벌 비즈니스 전면에
신한은행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대표하는 곳은 신한베트남은행과 일본 법인인 SBJ은행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한국계 은행 해외 법인 중 가장 큰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SBJ은행은 재일교포 주주 영향력이 여전한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상징성이 큰 법인이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 SBJ은행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이익을 냈다. 신한베트남은행 2328억원, SBJ은행 1270억원, 신한카자흐스탄은행 687억원 순이다.
순이익 규모가 큰 것 뿐만 아니라 신한베트남은행, SBJ은행과 다른 국가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에 일조한 것이다. 특정 국가 소재 법인이 대외 변수로 부침을 겪을 때 다른 국가의 법인이 실적을 만회해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코스닥 CB 프리즘]서진시스템, 보통주 전환 물량에 30% 할증 풋옵션 '이례적'
- 에쓰씨엔지니어링 자회사 셀론텍, 태국에 ‘카티졸’ 공급
- 메트라이프생명, 잇단 사외이사 재선임...송영록 대표 체제도 유지될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현대해상, 단순한 상품구조 '부채 감소' 효과는 컸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NH저축, '안전자산' 투자가 이끈 유동성 개선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우리금융저축 '영업 확대'로 끌어올린 유동성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하나저축, 대출 영업 축소 대신 '예치금 확대'
- [외국계 보험사는 지금]한국시장 엇갈린 시선 '매력 감소 vs 전략 요충지'
- [닻오른 롯데손보 매각]금융지주와 사모펀드…관점별 이상적 인수자는
- [캐피탈사 글로벌 모니터]JB우리캐피탈, 미얀마 영업 제한 건전성 관리 만전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금융, 임종룡호 2년차 '경영효율성 개선' 가시화
- 전북은행, 연체율에 달린 '중금리 대출' 지속가능성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숨고른 하나은행 인니법인, '디지털' 내세워 재도약 채비
- '황병우 체제' DGB금융, 사외이사 제도 개선 이어간다
- DGB금융, C레벨 임원 '외부 영입' 기조 이어간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 SBJ은행, 글로벌조직 내 날로 커지는 존재감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은행 인도본부, 현지 공략법 새로 쓴다
- JB금융, 자사주 소각 딜레마 '대주주 지분율 한도'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인도·방글라 지역본부 '성장 불씨' 살리기 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