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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드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조율사' 임종민 대표, 균형 잡힌 운영으로 새 판 짠다①과감한 브랜드 투자·물류 효율화 집중, 글로벌 패션사 도약

홍다원 기자공개 2024-04-25 07:34:40

[편집자주]

언더웨어 강자 코웰패션이 인적분할을 통해 순수 패션 기업 '폰드그룹'으로 거듭났다. 핵심 사업인 패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패션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패션사업의 본질적인 성장에 투자하면서 글로벌 종합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유연하고 도전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는 폰드그룹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폰드그룹이 코웰패션 패션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순수 패션회사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간 전자, 운송 등 성격이 다른 회사를 분리하고 패션사업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새 판을 짜 폰드그룹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인물은 임종민 대표(사진)다.

도전과 안정이라는 두 가치를 중시하는 임 대표는 폰드그룹의 조율사다. 이러한 경영 철학은 폰드그룹 사업 전반에 드러나 있다. 과감하게 패션 브랜드에 투자해 기회를 포착하면서도 동시에 안정적인 발판을 만들기 위해 물류 비용 효율화에 힘쓰고 있다. 균형 잡힌 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종합패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도전을 위한 실패는 감내해야 한다"

1961년생인 임 대표는 37년 간 패션업계에 몸담은 패션 '베테랑'이다. 그는 1987년 1월 삼성물산에 입사해 패션업계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이후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세정21을 거치고 2009년까지 쌍방울에 근무했다.

그가 코웰패션에 입사한 건 2009년이다. 2009년부터 코웰패션 지원부문장 등을 거쳐 패션사업본부를 책임져 왔다.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코웰패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후 폰드그룹에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임 대표가 취임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드 외형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그간 속옷(언더웨어) 시장에서만 두각을 나타냈다면 스포츠웨어, 골프웨어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푸마골프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골프웨어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아디다스 골프, 캘빈클라인 골프, 밀레 골프 등 다수의 골프웨어를 시장에 내놨다.

브랜드 확장을 위해 물러서지 않는 그의 도전 정신이 발휘된 결과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꾸준히 주목해 온 만큼 현재는 브랜드 네트워크가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패션회사로 자리잡았다.

임 대표는 "폰드그룹은 많은 브랜드사들이 협업하고 싶어하는 회사"라며 "그간의 경험을 통해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라이선스 작업을 하면 라이선서들에게 높은 수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밝혔다.

효자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만큼 패션사업의 본질적인 성장에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패션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브랜드 육성, 브랜드 M&A(인수합병), 신진 브랜드 투자 등에 투입한다. 그는 "폰드그룹의 자금력, 생산 경쟁력, 영업력이 필요한 브랜드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한다"며 "해당 브랜드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폰드그룹의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강조했다. 그는 담당자들이 자율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과감하게 권한을 넘겨 준다. 상급자들이 거래 의사 결정에 관여하기보다는 담당자의 창의적인 시도를 위해 기회를 부여한다.

당연히 기획 실패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 도전에는 당연히 실패가 따르고 도전을 위한 실패는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모토다. 실패 경험이 곧 지금의 노하우가 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폰드그룹 내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형성됐다.

망설이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기반을 닦는 것 역시 임 대표의 몫이다. 그는 패션업 특성상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류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꾸준히 물류센터에 투자를 강조해 왔다.

물류센터 완공은 그의 숙원사업이었다. 2014년 상반기부터 김제의 물류센터 매입 부지를 검토했지만 건축 허가 등의 문제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지체됐음에도 그는 자가 물류센터를 확보해 비용을 효율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020년 말 본격적으로 착공을 시작했고 2022년 12월 김제 물류센터를 완공했다. 흩어져 있던 물류센터를 하나로 합치고 온라인 사업 특화 설비를 갖췄다. 추가 비용 절감을 위해 창고 관리 시스템(WMS), 주문 관리 시스템(OMS) 등 전산 시스템과 자동 발주 설비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물류 효율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주 공장 직접 관리해 'OEM·ODM' 생산 강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른 성장에 집중하고 있는 임 대표의 올해 목표는 해외 매출 비중 확대다. 폰드그룹 매출 비중이 국내로 한정돼 있어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23년 글로벌 브랜드 수퍼드라이의 아시아·태평양 지적재산권(IP)을 사들이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해외 수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짰다. 먼저 수퍼드라이 브랜드로 기획하고 디자인한 상품들을 글로벌 유통사에게 수출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등 8개국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에는 중국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한 가지 방법에 그치지 않고 여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힘썼다. 임 대표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지 않고 직접 얻어낸 경험의 노하우를 업무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 기조 아래 주문자 상표 부착(OEM) 생산과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방식을 택했다.

특이한 점은 폰드그룹은 자체 공장이 없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자체 공장이 없음에도 외주 공장을 직접 관리해 얻은 경험이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임가공 대량생산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결과 생산 수출 역량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수많은 대량생산 경험을 통해 지금은 어느 아이템이라도 외주 생산관리로 품질 좋고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을 생산 가능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수퍼드라이와 에스프리 등의 생산 수출도 이러한 역량에서 가능하고 스파이더 상품 생산뿐만 아니라 타 브랜드 사의 기획 물량 생산도 담당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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