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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중소형 스팩 전성시대 '과열 주의보'네자릿수 경쟁률·조단위 증거금 '일상화'…중장기적 건전성 '우려'

권순철 기자공개 2024-04-30 14:15:56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스팩에 역대급 뭉칫돈이 몰리고 있지만 동시에 과열 신호가 관측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상장에 나선 스팩 모두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조 단위 증거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손해를 보기 힘든 시장 구조로 탈바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합병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은 여전히 소수일 뿐만 아니라, 인위적으로 밸류에이션을 높이려는 시도도 관측되면서 시장의 중장기적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조단위' 투자금 몰리는 스팩…대형 하우스도 '참전'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4월 들어 코스닥 상장에 나선 스팩 모두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한스팩13호를 시작으로 하나스팩33호, 유안타스팩16호, SK증권스팩12호가 그 주인공이다. 하나스팩33호의 경우 2248대 1이라는, 역대 스팩 최고 경쟁률을 남겼다.

공모 규모가 100억원 이하인 중소형 스팩을 향한 투심은 연초부터 뜨거웠다. 올해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스팩 14곳 중 9곳이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에서도 네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스팩도 5곳에 이른다. 그 결과 현재까지 총 10곳의 스팩에 조 단위 청약 증거금이 몰리며 양호한 투심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그동안 스팩에 그렇게 공을 들이지 않았던 대형 하우스들도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대규모 유동성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애당초 시중은행 예금 대비 수익률이 높아 관심을 기울이던 일반 투자자들과 발기인들이 덩달아 적극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추세다.

대형 하우스 중에서도 주목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3월 한 달 동안 3개의 중소형 스팩을 청구했다. 그간 기존에 상장시킨 스팩의 합병을 마무리짓는 단계에서 신규 스팩의 상장을 추진하는 패턴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래에셋비전1,2,3호스팩의 합병과 함께 새로 청구한 4,5,6호의 상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밟는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도 각각 2개의 스팩을 올리면서 흐름에 동참했다. 증권사들은 선수금 형태로 수수료 수입을 받아간다. 그러나 최근 청약 계좌로 조 단위 증거금이 몰리면서 초단기 이자 수입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불어났다. 한때는 중소형 하우스들의 주요 수입원이었지만 이제는 하우스 규모와 관계없이 '손해 보기 힘든 장사'가 된 것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중장기적 건전성은 '우려'

다만 현재와 같은 시장 환경이 중장기적으로 건전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스팩 시장에서 이해관계자 중 그 어떤 이들도 손해를 보고 있지 않다"면서 "질적으로 그렇게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스팩에 조 단위 투자금이 몰리는 등 겉보기에는 호황세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도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 몇 년간 신규 상장한 스팩들은 연간 40개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 규모는 커졌다. 그러나 2022년과 2023년 현황이 보여주듯 실제로 합병에 성사한 경우는 상장 건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합병 건수는 유의미하게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합병 심사가 지연되면서 시간이 촉박해졌다"고 말했다. 납입일로부터 3년 이내에 합병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은 상장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합병 심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거래소 심사 지연 여파가 스팩에도 번져 쉽지 않은 스케줄이 예고됐다.

스팩 호황에 기대어 인위적으로 밸류에이션을 올리는 시도도 관측되고 있다. 스팩의 특성 상 합병비율 등의 형태로 밸류에이션을 사전에 확정하고 들어간다. 기업들의 우회 상장을 돕기 위해서 고안됐지만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용되는 케이스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몇몇 회사들이 여러 증권사들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하우스와는 이 정도 밸류로 들어가기로 했다고 먼저 비딩을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증권사는 회사를 설득하기 위해 더 높은 밸류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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